지자체 재정 여건 달라졌는데도
정부 공모, 사업성 논리 따라가
“본 목적, 밀리지 않도록 살펴야”
반도체 호황으로 경기 남부 일부 지자체의 자체 재정 여력이 커진 가운데, 20년 넘게 가설청사를 쓰는 수원 영통구청 복합개발 사업을 두고 정부 공모 방식의 실익을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2일 수원시의 ‘수원영통 도시재생 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 후보지 공모안’을 보면 국토교통부 기준에 맞추기 위한 핵심 과제로 첨단산업·업무시설을 포함한 혁신거점 조성과 기금 출·융자를 위한 사업성 확보가 제시됐다. 업무시설만으로는 수익성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특화주택 공급과 분양전환 가능성, 부동산투자회사 방식 등이 보완책으로 거론됐다.
문제는 반도체 호황으로 재정 여건이 달라졌는데도 사업은 여전히 공모 기준과 사업성 논리를 따라가야 한다는 점이다. 공모안은 AI·반도체 관련 첨단산업 오피스와 바이오 스테이션, 생활SOC, 공영주차장, 복합청사, 청년·신혼부부 임대주택 등을 도입 시설로 제시했다.
여기서 업무시설은 ‘공사비·분양가 여건상 사업수익성 확보 불가’, ‘미분양 발생 시 지자체 매입 확약 필요’로 분석됐고, HUG 기금 출·융자도 내부수익률 4% 이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공청사·생활SOC·업무시설 규모를 줄이는 대신 수익시설인 주거 규모를 확대하고, 향후 분양전환을 통해 사업성을 보완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공모안은 삼성디지털시티와 인접한 입지를 들어 AI·반도체 등 첨단산업과 연계한 혁신거점 조성을 주요 명분으로 삼기도 했다. 그러나 업무시설 수익성 부족과 미분양 시 지자체 부담 가능성이 함께 제시된 만큼, 반도체 연계 명분만으로 사업성을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앞서 시는 지난 3월11일 영통구청 부지를 활용한 ‘영통 도시재생 혁신지구’를 국토부 국가시범지구 후보지 공모에 신청해 지난달 30일 전국에서 유일하게 후보지로 선정됐다. 영통구청은 2003년 지어진 가설청사로, 광교·망포 개발 이후 늘어난 행정수요와 생활SOC 요구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번 복합개발은 사업비 3천975억원 규모로, 최종 지정 시 국비 최대 250억원과 도비 최대 50억원 등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후보지 선정은 최종 지정이 아니어서 계획 구체화와 타당성 검토가 남아 있고, 공공청사 건립비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노후 청사 개선 요구를 담은 사업은 공모 틀 안에서 첨단산업 업무시설과 주거, 별도 사업법인을 통한 재원 조달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형태가 된 셈이다.
배지환(매탄1·2·3·4동) 수원시의원은 “후보지 선정은 최종 확정이 아니기에 청사 개선이라는 본래 목적이 수익성 확보 논리에 밀리지 않도록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고 짚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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