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서류만 의존해 기소 결정…

호화변호인 범죄자는 빠져나갈것”

홍기원·김영진·고민정 등도 신중

野, 장윤기 사건 고리로 공세 돌입

김승원 소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 법안심사자료가 놓여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2026.7.10 /연합뉴스
김승원 소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 법안심사자료가 놓여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회의에 불참했다. 2026.7.10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속도를 내기 시작하면서 당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의 경찰간부 아버지와 수사팀 간 유착의혹 여파로 여권 내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여론이 악화할 경우 진퇴양난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이소영(의왕과천) 의원은 12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변호사 출신인 이 의원은 현재 발의된 관련법안들이 서류중심주의를 초래할 것이라며 “검사가 피의자 얼굴 한번 못 보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고 먼저 지적했다. 수사기관이 꾸민 조서에만 의존하던 과거의 재판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공판중심주의가 도입됐는데, 해당 법안들은 이를 역행해 ‘경찰이 넘긴 서류’만으로 검사가 기소여부를 판단한다는 설명이다.

또 짧은 구속기간에 검사가 기소여부 판단을 위한 계좌 확인이나 범행시간 입증자료(cctv 조회 등) 첨부도 직접 할 수 없어 소위 졸속기소가 이뤄질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시간이 빠듯하면 핵심사실도 보완하지 못한 채 졸속기소를 해야 한다”며 “그 경우 호화 변호인단을 낀 범죄자는 공소기각이나 무죄를 받을 것이고, 공소시효 임박사건에도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완전폐지 주장의 논거는 ‘검찰을 믿을 수 없고, 권한을 활용해 피의자 인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걱정”이라며 “그러나 이미 검찰의 수사개시권을 박탈했고 인지수사를 엄격히 제한하는 전제에선 경찰이 빠뜨린 게 없는지 검찰이 보완하려는 노력을 막을 이유가 없다. 장윤기 사건에서 보듯이 오히려 권장해야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후반기 첫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간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8 /연합뉴스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후반기 첫 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간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7.8 /연합뉴스

당내 우려의 목소리는 이 의원이 처음이 아니다. 홍기원(평택갑)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남용 가능성이 있는 수사권 존치에는 반대하지만, 보완수사권을 완전 박탈하면 결국 변호사도 쓸 수 없는 서민, 성범죄 피해자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있다”고 했다.

또 이튿날 김영진(수원병) 의원은 방송에 출연해 “견제와 균형의 논리에 따라 형사사법체계가 잘 완비돼 국민의 인권(침해)이나 수사가 묻히거나, 그러면서 피해가 없게끔 하자는 취지에 맞게 만들어줘야 한다”며 “국민들 의견을 청취하고 논의하는 과정을 충분히 갖고 그런 합의를 토대로 수정·보완하는 게 필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당대표 후보인 고민정 의원도 12일 “성폭력범죄나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피해자가 되는 경우에 한해 또 다른 수사기관의 크로스체크가 가능하게 해야 한다”며 “일단 폐지하고 문제 생기면 보완하자는 게 집권여당의 자세는 아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보완수사권 완전폐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한병도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원내TF가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관련, “충분한 당내 논의와 사회적 숙의를 거쳐 추진해왔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등도 당심 공략과정에서 보완수사권 폐지를 내세우고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은 장윤기 사건을 고리로 보완수사권 존치를 위한 여론전에 돌입한 상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장윤기에 대한 수사 축소·부실 의혹이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이 크고, 더 많은 국민이 경찰 수사권 독점 문제에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장관 출신 무소속 한동훈 의원도 13일 “민주당 말처럼 장윤기 사건은 보완수사권이 있더라도 발생하기는 할 것이다”라며 “그런데 ‘엄청난 차이’가 있다. 민주당이 보완수사권 없애면 장윤기 사건은 더 많이 발생하고, 잡히지도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