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승강기 갇힘 신고 26건 접수

일부 단수·냉방기구 사용도 못해

복구 상황·피해 보상 내용도 없어

시민단체, 원인규명·재발방지 촉구

지난 14일 오후 영종하늘도시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횡단보도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 14일 오후 영종하늘도시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으로 횡단보도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고 있다. /독자 제공

“폭염에 6시간 넘게 정전이 됐는데 자세한 안내는 없고 전기 사용을 자제하라는 말뿐입니다.”

인천 영종구 영종하늘도시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정전(7월 14일 경인일보 인터넷 보도) 이후 한국전력과 행정당국의 미흡한 대처에 주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 정전…신호등 멈추고 시민들 승강기 갇혀

인천 영종하늘도시 정전…신호등 멈추고 시민들 승강기 갇혀

인천 영종구 영종하늘도시 일대에 전력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엘리베이터에 갇히는 등 불편을 겪었다. 13일 오후 5시 17분께 인천 영종구 영종하늘도시 일대에 정전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아파트와 상가 등 2천여호의 전력 공급이 중단됐고 도로 신호등이 작동하지 않
https://www.kyeongin.com/article/1767280

영종하늘도시에서 자영업을 하는 50대 김모씨는 14일 자신의 가게 냉장고에 있던 식재료를 모두 버렸다. 전날 정전 영향으로 제빙기에 있던 얼음도 모두 녹아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김씨는 “정전 때문에 저녁 시간대 장사를 접었는데, 복구 진행상황에 대한 안내도 없고 피해보상은 얘기도 없는 상태”라며 “격오지도 아닌 도심 복판에서 6시간 정전이 말이 되느냐. 지금도 전기 사용을 최소화하라는 문자만 온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4일 오후 5시15분께 영종하늘도시 일대에 발생한 정전으로 2만4601가구가 피해를 겪었다. 한전의 임시복구는 약 6시간이 지난 오후 11시35분께서야 이뤄졌다. 그사이 영종도 내 아파트 등에서 승강기에 갇혔다는 신고가 26건 접수됐고 25명이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고층에 거주하는 일부 아파트 가구는 정전으로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단수가 됐다. 폭염에도 에어컨 등 냉방기구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복구 과정 중 정전과 송전이 수차례 반복되면서 보일러와 인터넷을 비롯한 가전제품이 오작동을 일으키는 사례가 속출했다.

영종도 도로에서는 정전으로 오후 8시가 넘어서까지 신호등이 먹통이 됐다. 다행히 경찰과 영종지역 모범운전자연합회 회원들이 즉각 수신호 활동에 나서 큰 사고는 없었다. 정전 당시 영종하늘도시 하늘달빛로 교차로에서 수신호 안내에 나선 김남길 영종하늘도시 주민연합회장은 “수차례 수신호 활동을 해봤지만 차량들이 지시를 이 정도로 잘 따라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다행히 최근 영종경찰서도 문을 열어 경찰과 모범운전자 회원들이 신호등이 꺼진 즉시 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고 했다.

한전과 행정당국의 늑장대응에 주민들의 원성이 높다. 정전은 5시15분께 시작됐만, 정전을 알리는 영종구의 안내문자는 오후 6시44분에서야 주민들에게 전달됐다. 30대 주민 조모씨는 “아이들이 학원에 갈 시간에 정전이 시작됐는데 엘리베이터를 쓰지 말라는 안내 문자는 한 시간이 넘어서 왔다”며 “이번처럼 재난 수준의 정전이 나면 구청에서 주민들에게 진행 상황을 지속 알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송전선로 고장으로 정전을 일으킨 영종도 중산변전소 모습. /독자 제공
송전선로 고장으로 정전을 일으킨 영종도 중산변전소 모습. /독자 제공

영종지역 시민단체는 정전의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촉구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김기용 정책위원은 “한전과 영종구청은 정전 사태에 대한 향후 대책을 주민에게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며 “주민들이 입은 유무형 피해에 대한 회복 지원을 위해 정치권도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전은 이번 정전의 원인을 영종도 중산변전소의 송전선로 고장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배전선로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며 완전 복구까지 2~3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한전 인천본부 관계자는 “영종지역에 예비 발전기를 설치해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전력 사용이 늘어나면 다시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완전 복구를 마치겠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