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구리사랑푸드뱅크 선행 이연세 들내음 대표
“신동화 시장처럼 푸드뱅크를 약속장소로”
‘건강한 밥상’ 지원… 지역사회 나눔문화 확산
“나이 먹을 만큼 먹었고, 인자 기부도 하고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연세 들내음 대표는 3년째 구리시 토평동 소재 ‘구리사랑나눔 푸드뱅크’(대표·소재형)에 매주 금요일 식재료를 실어나르고 있다. 15명으로 구성된 ‘구리도매시장 푸드뱅크 지원사업단’ 대표로서다.
7월 둘째주 금요일인 지난 10일에도 그는 상추·무·열무·미나리·참나물·양파·아욱·오이·호박 등 각종 야채를 1t 트럭에 가득 채워 왔다. 이날 전달된 채소는 시가로 100만~150만원 상당으로, 지원사업단 참여자 15명이 각자 약 10만원 상당의 채소를 기부한 셈이다. 탑처럼 쌓은 야채 상자는 두 팔레트로 나뉘어 이웃한 공장의 지게차로 땅에 내려왔다.
이 대표와 도매시장 지원사업단은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이다. 이들은 산지의 야채를 경매로 매입해 소매 상인에게 판매한다. 도매시장 중도매인들은 산지에서 올라온 지 하루 이틀 된 야채를 팔릴 때 까지 두지 않고 거둬 푸드뱅크에 전달한다. 항상 조리된 음식, 과일, 빵 등을 제공받던 푸드뱅크 이용자들은 이 대표와 도매시장 지원사업단 덕분에 신선야채를 받아 요리를 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됐다.
푸드뱅크에서 야채의 인기는 매우 높다. 푸드뱅크 소경숙 실장은 “신선 식품 공급은 다른 푸드뱅크와 차별된다. 많은 사람들이 이 날을 기다려 장보러 온다”고 야채 기부의 가치를 평가했다. 이날 남양주푸드뱅크, 구리시장애인근로복지센터 등 기관 뿐만 아니라, 고 모씨와 이 모씨 등이 장바구니를 들고 왔다. 소 실장은 이들에게 일주일 뒤가 제헌절이라 하루 앞당겨 기부품이 당도할 수 있다고 고지했다. 그는 이용객들이 이연세 대표가 오는 날을 기다려 발길을 하기에 날짜 변동 고지는 매우 중요사항이라고도 덧붙였다.
이 대표가 야채 기부사업에 뛰어든 건 신동화 시장 덕분이다. 2024년 어느날, 당시 신동화 시의장이 대뜸 약속장소를 ‘벌말로 108-21’로 정했고, 그곳이 바로 구리사랑나눔푸드뱅크였다. 현장을 직접 둘러본 이 대표는 그날을 계기로 지금까지 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이 대표는 신동화 시장의 방식으로 동료를 설득했다고 했다. “저도 새로운 기부자를 끌어들일 때 푸드뱅크로 약속장소를 잡아요. 여기 와서 잠깐만 보고나면 안 도와줄 수가 없어요.” 그렇게 두명이 세명되고 세명이 열 다섯이 됐다.
가진 것을 나누는 기부는 때로, 구매의 목적이 되기도 한다. 이 대표는 “푸드뱅크 기부가 예정돼 있다보니 푸드뱅크에 가져갈 못난이 야채들을 아예 경매받기도 한다”고 했다. 구리시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푸드뱅크까지 야채를 실어나르는 트럭 비용도 이 대표가 지불해왔다.
기부하는 야채 양은 때에 따라 다르다. 이 대표는 “여름 장마철이 기부하기 제일 어렵다”면서 “여린 야채 잎이 비맞고 강한 태양빛을 받으면 녹아내리니 값이 천정부지로 솟아오른다. 떨이를 경매로 매입하기도 어렵다. 기부양이 크게 줄어드는 걸 어쩔 수가 없다”고 안타까워 했다. 그럴 때는 평소와 달리 0.3t 라보를 겨우 채우기도 한다. 그래도 멈추지 않고 가져온다. 식재료를 구하러 힘겨운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의 얼굴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기부의 시한을 ‘사업을 접는 날’로 정했다. 중매인으로 사는 날까지 그는 어려운 이웃과 식재료를 나누겠다고 결심했다. 덧붙여 그는 푸드뱅크의 환경개선에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식재료가 도착한 날 소진되지 않으면, 저장할 냉장고가 없다. 또 천막도 없어 오늘처럼 비가 오면 물에 닿으면 안되는 야채를 지붕아래로 옮기느라 바쁘다. 구리시가 푸드뱅크에 꼭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리/권순정기자 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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