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안전진단 전문가 투입해 추가 붕괴 점검
관할 구청 보수 안내했으나 비용 문제로 미뤄
노후 건축물 실태조사와 안전점검 필요성
40년 넘은 노후 연립주택에서 외벽이 무너져 도시가스 배관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관리 주체가 불분명한 소규모 공동주택의 안전 관리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과거 연탄을 사용하던 시절 만든 공간이 보수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것으로 파악됐는데, 비슷한 건축 구조의 노후 건축물에 대한 실태조사와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오후 찾은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 A빌라 주변에는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출입이 통제돼 있었다. 수원시에 따르면 현재 해당 건물에 거주하던 16세대 34명의 주민들이 외부로 대피했으며, 이중 9세대 21명은 인근 원천동행정복지센터에 머물고 있다. 시는 안전진단 전문가를 투입해 건물 상태와 추가 붕괴 가능성 점검을 요청했다.
앞서 이날 오전 7시16분께 이곳에서 “지붕이 무너져 가스선(배관)이 떨어졌다”는 목격자 신고가 들어왔다. 건물 측면 외벽은 1층부터 2층까지 길게 뜯겨나갔고, 떨어진 벽돌과 콘크리트 잔해가 도시가스 배관과 계량기 주변을 덮쳤다. 가스 누출은 없었지만 배관이 파손됐다면 화재나 폭발 등 2차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A빌라는 지난 1984년 준공된 지하 1층~지상 3층짜리 건물로 확인됐다. 무너진 부분은 연탄을 난방 연료로 사용하던 당시 연탄재를 버리는 공간으로 쓰였으며, 이후 연탄 사용이 중단되면서 입구를 벽돌로 막아둔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가 비어 있는 상태인 데다 막아놓은 벽체의 보강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관할 구청에서는 해당 부분을 보수하도록 여러 차례 안내했지만 공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입주민들이 비용을 공동 부담해야 하는 데다, 아파트와 달리 관리사무소나 뚜렷한 관리 주체가 없어 보수가 계속 미뤄졌기 때문이다.
현장을 확인한 윤일영(원천·영통1동) 수원시의원은 “과거 연탄재를 버리던 빈 공간을 벽돌로 막아둔 곳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주민들이 이르면 내일 다시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 위험 요소가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연탄 사용 시기에 지어진 노후 건축물의 미사용 공간과 벽체 등을 점검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장기간 방치된 연탄 투입구나 배출 공간은 노후화로 탈락할 수 있지만 현재 관련 현황은 제대로 파악되지 못한 실정이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연탄 사용 시기에 지어진 노후 건축물에 위험 요소가 남아 있는지 지자체가 현황을 점검하고 보수가 필요한 곳에 적극적으로 개선을 권고해야 한다”며 “외부에 노출된 가스배관도 구조물이 떨어져 충격을 받지 않도록 보호시설을 설치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혜연기자 p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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