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출산 빌미로 ‘2돈 상당’ 수수
이후 문제 제기하자 반환
위탁 조합, 청탁금지법 처벌 ‘주목’
“경조사 챙겨주는 분위기” 해명
경기도기숙사의 운영을 맡은 민간 협동조합 이사장과 계약직(촉탁직) 직원이 암묵적으로 고용 유지를 대가 삼아 금품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1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도기숙사 위탁 운영기관인 협동조합 이사장 A씨는 계약직 미화노동자로 일하던 B씨에게 지난해 1월 금수저를 받았다.
계약직 미화노동자로 일했던 B씨는 지난해 10월 말까지였던 계약 종료에 앞서 A씨의 자택 근처에서 직접 만나 “자녀 출산을 축하한다”며 2돈 상당의 금수저를 건넸다.
이후 A씨는 지난해 11월 금수저를 B씨에게 돌려줬다. B씨의 계약이 종료된 이후였다.
B씨는 “고용을 유지해달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진 않았지만 이사장이 인사권자이기도 하니 암묵적으로는 잘 봐달라는 의미로 적은 돈이 아닌 금수저를 사서 줬다”며 “근데 10월 말에 계약이 종료돼서 11월에 이사장에게 전화해 금수저에 대해 문제제기했더니 돌려주더라. 문제될 걸 알면서 받은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공공기관의 민간 위탁기관에서 고용을 빌미 삼아 금품을 주고받은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경기도기숙사에서 근무하는 다른 계약직 직원 C씨도 “계약직 직원에게 설명도 제대로 없이 해고하는 경우를 봤다. 그렇다보니 직원들 사이에서 갈등도 생기고 불안이 커진다”며 “지시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거나 마찰이 빚어지면 해고당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공공기관의 사업을 위탁받은 민간 협동조합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상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어 청탁금지법으로는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 관련법에 따라 공공기관의 권한을 위임·위탁받은 법인·단체 또는 그 기관이나 개인은 공무수행사안에 해당되는데, 경기도기숙사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해당 될지가 관건이다.
경기도도 자체 조사 결과 금품수수 사실관계를 파악했지만, 청탁금지법 위반 및 직무관련성 여부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에 유권해석을 의뢰해놓은 상태다.
도 관계자는 “권익위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며 “문제가 있다면 조례상 위탁 취소 등 처분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해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직원들과 그동안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고, 경조사도 서로 챙겨주는 분위기였다. 저는 공무원도 아닌데 어떤 부분이 문제가 되는지 몰랐고, 돌려달라기에 돌려줬을 뿐이다. (B씨의 계약이 종료된 것은) 동료 직원과의 갈등으로 다른 직원들까지 일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해당 협동조합 측은 “B씨가 지난 6월 경기도 조사에서도 단순한 마음의 표시였다고 말하는 등 대가성이 없었다. 수년 동안 발생한 (B씨 등)직원 사이의 내부 문제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을 뿐“이라면서 ”(금수저를 건낼 당시)수개월씩 계약을 연장해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계약 연장을 부탁할 이유가 없는 시점이었고 사회적 기업으로서 모든 것을 절차에 맡게 진행했으며 자료도 가지고 있다. 특정 직원이 불만을 품고 행동하면서 법인 신용이 떨어지는 등 피해가 크다. 향후 경기도의 절차가 있다면 지금까지 그랬듯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밝혀왔다.
/이영지·김태강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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