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지는 재미, 스트레스 풀려”
대형문구점 형형색색 수십종 인기
소규모 문구점도 입고 됐지만
“구매 많지 않아 계속 들여올지 고민”
“‘인천 말랑이 성지’라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글을 보고 찾아왔어요.”
인천 남동구 구월동 한 대형 문구점에는 형형색색의 이른바 ‘말랑이’ 수십 종이 진열돼 있다. 제품을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샘플 코너는 늘 20~30대 젊은 손님들로 붐빈다.
말랑이는 손으로 주무르거나 늘리며 촉감을 즐기는 장난감이다. 어린이 완구로 판매됐지만 최근에는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이 문구점에서 만난 대학생 양진영(24)씨는 “만지는 재미가 있고 스트레스도 풀려 벌써 말랑이를 4개나 샀다”며 “부평구에 사는데 이 문구점에 말랑이 종류가 많다고 해서 30분이 걸려 찾아왔다”고 말했다.
말랑이 판매량이 크게 늘자 이곳은 전용 매대를 새로 만들었다. 직원들은 빈 진열대에 말랑이를 다시 채워넣느라 분주하다. 직원 최보희(44)씨는 “SNS 등에서 입소문을 나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한 달 전과 비교해 완구 부문 매출이 200% 수준으로 늘었다. 말랑이를 사러 왔다가 다른 제품까지 함께 구매하는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랑이 열풍은 동네 영세 문구점에까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한 작은 문구점에도 말랑이 제품이 소량 진열돼 있었지만, 찾는 손님은 많지 않았다. 35년 동안 이 문구점을 운영했다는 이모(69)씨는 “배다리에 있는 도매점에서 말랑이 종류의 장난감을 떼오고 있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며 “인기 제품이라고 해 도매 단가도 오르고 있는데, 계속 가져와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말랑이와 캐릭터 소품 등이 학용품 판매에 의존했던 문구업계의 새로운 매출원으로 떠올랐지만, 그 수혜는 대형 문구점과 체인점에 집중되고 있다. 동네 영세 문구점은 다양한 제품을 들여놓기 힘들고 SNS 홍보 등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말랑이 등 인기 제품을 단순히 구매하는 것뿐 아니라 유명한 매장을 찾아 제품을 비교하고 직접 만져보는 과정까지 소비의 일부로 여기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영세 업체는 빠르게 변하는 소비 흐름을 파악하거나 온라인 홍보에 나설 여력이 부족해 이를 지원할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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