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시선, 하나의 물결로… ‘제물포 웨이브’ 열려

중구·동구 미술인 33인, 출범 기념 특별전에 한자리

‘아티스트 커넥트’ 간담회 “문화·예술로 하나되자”

김찬진 구청장 “예술인 활동 공간, 행정이 뒷받침”

인천 제물포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제물포구 출범 기념 특별전 ‘제물포 웨이브’가 7월16일부터 8월20일까지 열린다. 전시를 관람하는 작가들. 2026. 7.16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인천 제물포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제물포구 출범 기념 특별전 ‘제물포 웨이브’가 7월16일부터 8월20일까지 열린다. 전시를 관람하는 작가들. 2026. 7.16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지난 7월 1일, 옛 인천의 심장부였던 중구 내륙과 동구가 하나로 합쳐져 ‘제물포구’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다른 지명으로 살아온 주민들에게 아직 ‘제물포구’라는 표현은 입에 붙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서류상의 행정적 통합은 이뤄졌을지 몰라도, 새로운 이름이 몸에 배고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그런데 이 지역 미술계에 최근 경사스러운 일이 생겼습니다. 그동안 중구 미술인, 동구 미술인 등으로 각자 활동했던 이들이 ‘제물포구 미술인’이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바로 지난 16일부터 제물포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물포구 출범 기념 특별전 ‘제물포 웨이브’ 얘기입니다.

전시에는 33명의 작가가 참여했습니다. 존칭과 직함을 생략하면, 강순옥, 강철, 고제민, 고진오, 권경애, 김문선, 김숙희, 김영규, 김예슬, 김정숙, 김정열, 김정희, 김하린, 김형기, 박송우, 박진화, 서권수, 오효석, 유진숙, 유태수, 이복행, 이지송, 이창구, 이춘자, 이현주, 조세민, 조우, 최교상, 최명자, 최병국, 최정숙, 허백, 홍성모 등 33인의 작가가 참여해 각자 들고 나온 33점의 작품을 전시합니다. 모두 제물포구에 살고 있거나, 작업실을 두고 활동하는 작가들입니다.

인천에 11개 기초단체가 있습니다. 그중 한 곳인 제물포구의 시각예술가라는 타이틀로 모였지만 사실 인천 미술계 중심부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대부분 모였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을 중심으로 시각예술인들의 작업실이 몰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인천 제물포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제물포구 출범 기념 특별전 ‘제물포 웨이브’가 7월16일부터 8월20일까지 열린다. 전시장 입구. 2026.7.16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인천 제물포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제물포구 출범 기념 특별전 ‘제물포 웨이브’가 7월16일부터 8월20일까지 열린다. 전시장 입구. 2026.7.16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이날 전시 오프닝에 앞서서는 이날 모인 작가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간담회 형식의 ‘아티스트 커넥트’ 행사가 진행됐습니다. ‘두 개의 시선, 하나의 흐름으로 제물포 웨이브를 열다’라는 간담회 주제에서 알 수 있듯 하나가 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생기는 불편함들을 차차 줄여가자는 취지입니다. 이 자리에는 30여명의 작가와 김찬진 제물포구청장이 참석해 서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날 행사는 구영은 우리미술관 큐레이터의 사회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전시와 간담회가 진정한 통합의 과정으로 가기 위한 상견례 성격의 행사라고 설명했습니다.

제물포구 예술인들은 제물포구에 대한 애정이 깊고 이해도도 높은 이들입니다. 이들은 근대 문화유산·산업유산이 곳곳에 남아있는 구 특성을 고려한 예술·문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이날 김형기 작가는 “중구·동구를 합친 제물포구는 인천의 역사와 문화의 중심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제물포구에 무언가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는 작가가 되겠다”고 따뜻한 각오를 밝혀 이날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습니다.

인천 제물포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제물포구 출범 기념 특별전 ‘제물포 웨이브’가 7월16일부터 8월20일까지 열린다. 전시 오프닝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찬진 제물포구청장과 작가들. 2026.7.16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인천 제물포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제물포구 출범 기념 특별전 ‘제물포 웨이브’가 7월16일부터 8월20일까지 열린다. 전시 오프닝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김찬진 제물포구청장과 작가들. 2026.7.16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김영규 작가는 “‘예술섬’이라 불리는 일본 나오시마의 사례를 참고해 제물포구의 빈집을 재탄생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구가 행정적인 뒷받침을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최정숙 작가는 “제물포구 역시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부를 수 있는 곳이다. 제물포구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데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나아갔으면 한다”며 “서구 도시처럼 도시의 문화유산·산업유산을 도시의 자원으로 잘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조언을 건넸습니다.

고제민 작가는 “우리미술관이 10주년이 됐는데, 우리미술관의 등록미술관 추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요, 강철 작가는 구도심 문화예술 공간과 연결할 수 있는 주차장·대중교통 등의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김정열 작가는 공공 영역에서의 ‘아티스트 피(fee)’ 도입을 제안했습니다.

김찬진 제물포구청장은 모든 작가들의 질문과 발언에 진지하게 답변하는 성의를 보였습니다. 김 구청장은 “제물포구가 신경을 써서 나아가야 할 하나의 큰 축이 ‘예술과 문화’”라면서 “제물포구 예술인들이 책임감을 갖고 제물포구를 문화예술로 융성한 곳으로 만들어주셨으면 한다. 여러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과 공간을 제물포구가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런 만남의 시간을 늘려가도록 하겠다. 또 작가님과 예술인을 응원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겠다. 제물포에 예술인이 많이 오실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행정이 뒷받침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인천 제물포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제물포구 출범 기념 특별전 ‘제물포 웨이브’가 7월16일부터 8월20일까지 열린다. 전시 오프닝에 참석한 김찬진 제물포구청장과 작가들. 2026.7.16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인천 제물포구 만석동 우리미술관에서 제물포구 출범 기념 특별전 ‘제물포 웨이브’가 7월16일부터 8월20일까지 열린다. 전시 오프닝에 참석한 김찬진 제물포구청장과 작가들. 2026.7.16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서로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던 예술가들이 ‘제물포’라는 이름 아래 마침내 하나의 큰 물결을 만들었습니다. 행정이 그어놓은 선을 지우고 주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가장 좋은 것은 결국 문화와 예술입니다. 이번 ‘제물포 웨이브’가 만든 희망의 물결이, 제물포구를 품격 있는 문화 도시로 도약하게 할 마중물이 되기를 바래 봅니다.

이번 전시는 다음 달 20일까지 진행됩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