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방면 하늘 회색연기 뒤덮여
1㎞ 반경까지도 매캐한 냄새 진동
이재민 텐트선 불안 증상 심리 상담
“숨만 쉬어도 목이 칼칼한데 대기질이 문제가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19일 인천 서해구 신현초등학교 대강당 2층에 차려진 주민 대피소는 쿠팡물류센터 화재를 피해 모인 주민들로 가득했다. 강당에는 주민들이 머물 수 있도록 6.6㎡ 크기의 텐트가 설치됐다. 대한적십자사에서 지원한 구호물품 상자와 바닥에 깔린 매트, 이불 등이 보였다.
화재 현장 인근 석남동 주민인 김윤희(66)씨는 쿠팡물류센터 일대 대기질에 이상이 없다는 인천시 발표에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인천시가 주변 아파트와 학교 대기질을 확인해 유해물질이 기준치 이하라고 발표하는데, 와서 숨만 쉬어봐도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쿠팡물류센터 인근 집들의 창틀에는 검은색 먼지가 가득 꼈고 집 안 모든 물건에도 불에 탄 냄새가 배었다”고 했다.
석남동 주민 김모(61)씨도 “집 안에서는 매캐한 냄새가 나서 도저히 있을 수가 없었다”며 “창문을 닫아도 탄 내가 난다. 집에 두고 온 고양이가 걱정된다”고 했다.
쿠팡물류센터 화재 현장과 700m 가량 떨어져 있는 신현초 주민 대피소 외부에도 탄내가 가득했다. 쿠팡물류센터 방면 하늘에는 회색 연기로 뿌옇게 뒤덮였고, 화재 현장 1㎞ 반경에 있는 석남1동과 신현원창동 일대에도 매캐한 냄새가 진동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주민들이 많았다.
불이 난 쿠팡물류센터에서 300m 거리의 동남아파트에서 거주하는 원모(65)씨는 “창문을 닫고 마스크를 쓰라는 안내 문자가 오는데, 창문을 닫아도 전혀 소용이 없다”며 “목과 머리가 너무 아파 병원 진료를 받고 싶어도, 구청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진료비를 부담한 뒤 추후 청구하면 쿠팡과 협의해 정산을 도와주겠다는 말뿐”이라고 토로했다.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신현초 주민 대피소에는 모두 47개의 이재민 텐트가 설치돼 주민 69명이 머물고 있다. 주민 대피소에서 의료지원을 하고 있는 국제성모병원 관계자는 “불안 증상으로 심리상담을 하거나, 혈압, 두통, 소화불량 등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각 쿠팡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는 진화 작업이 계속 진행됐다. 물류센터 외부 서·남·동쪽에서는 소방 펌프차가 계속 물을 뿜어대고, 화재 지점에선 연기가 계속 분출됐다. 연기는 바람을 따라 주거지가 밀집한 동쪽으로 퍼졌다. 소방당국은 6층에서 시작된 불이 내부 및 7층으로 확대된 것으로 보고, 6층 물류 차량 진입로 지점에서 굴삭기를 이용해 창고 외벽을 부수는 작업을 벌였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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