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과정·외부 자문 객관성 향상

“3분기 중 운영방향 구체적 도출”

인천시 주민참여예산제도는 시정부가 바뀔 때마다 운영 방향이 바뀌는 등 부침을 겪었다. 민선 9기 인천시정부가 주민참여예산 활성화 기조를 세운 가운데 기존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는 게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인천시 예산 편성 과정에 주민들이 참여하기 시작한 건 1999년부터다. 지역 시민단체가 예산정책토론회에 참여해 예산 편성 과정에 의견을 냈는데, 2011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주민참여예산제도 시행이 의무화되자 인천시도 2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3년부터 본격적인 제도 시행에 나섰다.

주민참여예산제가 활발하게 운영됐던 시기는 민선 7기 임기가 반환점을 돈 2020년부터다. 당시 주민참여예산을 통해 반영된 사업 건수는 247건, 관련 예산도 297억원으로 1년 전 42건, 199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이후 2021년(286건·401억원), 2022년(397건·485억원) 등 지역 현안이나 마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민들이 제안한 사업이 활성화됐다.

그러나 민선 8기 들어 주민참여예산을 통한 사업 건수와 예산 규모가 크게 위축됐다. 2023년에는 사업 건수는 484건으로 역대 가장 많았지만 예산은 196억원으로 급감했고, 2024년(13건·33억4천만원), 2025년(7건·14억4천300만원)에도 계속 줄어들었다. 올해 역시 10건의 사업에 9억9천600만원이 편성되는 데 그쳤다.

민선 7기는 사업 유형을 참여형, 협치형, 주민자치형 등 3개 분야로 나눠 운영했는데, 민선 8기 들어 구분을 없애고 간소화했다. 특히 읍·면·동 단위에서 주민 생활과 관련된 사업에 해당하는 주민자치형 사업은 완전히 사라졌다.

인천의 주민참여예산제가 최근 3년 사이 위축된 것은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지난 2022년 작성한 ‘인천형 주민참여예산제도 정립 방안’ 보고서를 보면 민선 7기 당시 협치형 사업의 경우 시민단체가 제안한 사업이 별도 심의과정이나 주민투표 없이 예산에 편성돼 예산 집행이 투명하지 않다는 문제가 나타나 있다. 특히 특정 시민단체가 사업을 독식해 선정 과정의 공정성이나 평가 결과의 공개가 불명확하다는 한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민선 9기 인천시는 규모가 축소된 주민참여예산제를 재활성화하겠다는 기조를 갖고 있다. 시민 제안이 일회성 민원 수준에 머물지 않도록 숙의 과정을 강화하고 외부 자문을 통한 객관성을 높이는 등 기존의 한계점을 보완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주민참여예산의 전반적인 규모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고, 시민 제안이 실제 사업으로 실행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3분기 중 주민참여예산 운영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도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