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 전경. /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 전경. /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박찬대 인천광역시장이 언론사 합동인터뷰를 통해 공항 운영기관의 통합 논의는 더 이상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로부터 통합과 관련한 논의는 하지 않기로 했다는 답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인천항만공사 등 전국 4개 항만공사의 통합 추진에 대해선 해양수산부 장관과의 회동 사실로 대신했다. 박 시장은 “장관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해수부에서도 반대 입장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해당 기관들의 통합 논의를 반대해 온 인천으로서는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이번 통합 논의의 맹점은 기능별 자율성과 경쟁력, 그리고 지역 특성을 무시한 인위적 개편 시도라는데 있다. 인천국제공항은 국제선 네트워크와 대형 인프라 투자에 중점을 두는 동북아 허브 경쟁력의 축이고,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그 임무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반면 한국공항공사는 지방공항 활성화와 관련 서비스 제공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그 목적과 목표가 다르다. 통합이 되면 재정 투입의 분산이 불가피하고, 그럴 경우 인천국제공항으로선 제5활주로나 제3여객터미널 등 대형 프로젝트의 투자 여력이 약해질 위험성이 크다. 제때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지금껏 일궈온 국제 경쟁력을 상실하게 됨은 물어보나 마나다.

항만공사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인천항만공사가 인천항의 물류 수요와 지역 산업 여건에 맞춰 세부적인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통합 항만공사가 출범하면 부산·울산·여수·광양항 등 다른 항만들과 예산과 투자 순위를 다투게 된다. 이럴 경우 인천항이 경쟁력을 키워야 할 중고차 수출 클러스터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인천 신항 활성화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인천항은 현재 수도권 수출입 화물을 직접 처리하는 관문항의 역할을 한다. 하지만 통합 이후 부산항 중심의 컨테이너 항만 정책이 강화되면 단순히 보조 항만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논란의 시발점은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공기업의 통합 논의였다. 정부가 공공기관 효율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500여 곳 공기업의 통합 가능성 검토에 들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지역·기능별 자율성과 균형 발전의 원칙을 깨게 되는 자가당착의 논의들이 무책임하게 쏟아져 나왔다. 사안이 완전히 정리됐는지를 확인하는 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 보인다. 인천시도, 지역정치권도 경계를 풀기에는 이르다. 또 언제, 어떻게 고개를 들지 모른다. 긴장을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