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경기콘텐츠진흥원 공동기획]

 

경기도·경기콘진원, K-로컬 가치 제고

공모 선발 개인·팀 명소 홍보 활약

맛집 공유 넘어 비즈니스 모델 구축

크리에이터 → 파트너·기획자 ‘레벨업’

로컬 큐레이터 1기 활동 모습. /경기콘텐츠진흥원 제공
로컬 큐레이터 1기 활동 모습. /경기콘텐츠진흥원 제공

K컬처가 세계를 뒤흔드는 모습을 보며, 우리는 새삼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진리를 깨닫는다. 이 공식은 지역(로컬)에도 그대로 대입된다. 로컬이 품은 고유한 색깔과 대체 불가능한 이야기는 이제 그 자체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자 무기가 된다.

‘로컬이 살아야 대한민국이 산다’는 말이 더 이상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최근 도시의 삭막함에 피로감을 느낀 MZ세대가 시골의 투박함을 ‘힙한 감성’으로 재해석하며 로컬 콘텐츠에 열광하는 현상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경기도의 발빠른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하 경콘진)은 지난해부터 경기 동부권(여주·가평·광주·구리·남양주·양평·이천·하남)을 중심으로 골목상권 활성화와 로컬 브랜드 가치 제고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단순히 지역을 홍보하는 것을 넘어, 로컬을 브랜딩하는 과정 안에서 참여자 스스로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상생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올해로 두번째 돛을 올린 ‘2026년 동부 브랜드 대표 상점 발굴 및 로컬 큐레이터(2기) 지원 사업’이 대표적이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개인과 팀들이 경기 동부의 숨겨진 자산을 발굴하고 대표 상점의 경쟁력을 키우는 주역으로 활약하게 된다.

경기동부권 로컬큐레이터의 2기 사업이 시작된 가운데 최근 열린 워크숍에서 로컬큐레이터들이 활동을 공유하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제공
경기동부권 로컬큐레이터의 2기 사업이 시작된 가운데 최근 열린 워크숍에서 로컬큐레이터들이 활동을 공유하고 있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제공
로컬 큐레이터 1기 활동 모습. /경기콘텐츠진흥원 제공
로컬 큐레이터 1기 활동 모습. /경기콘텐츠진흥원 제공

지방 소멸과 골목상권 침체라는 위기 속에서 지역의 숨은 가치를 심폐소생하던 ‘로컬 큐레이터’들이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맞이하고 있다. 과거 SNS를 통해 지역의 명소나 맛집을 공유하던 ‘1세대’ 방식을 넘어, 이제는 상점의 브랜딩을 고도화하고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구축하는 ‘2세대 로컬 큐레이터’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것이다.

미술관의 큐레이터가 작품을 엄선해 기획전을 열듯 이들은 고유한 로컬 자원과 전통 노포를 직접 발굴한다.

로컬큐레이터들은 특별한 장비 없이도 휴대전화 등 자신이 SNS에 활용할 수 있는 장비를 활용해 지역 곳곳을 누비며 소통한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제공
로컬큐레이터들은 특별한 장비 없이도 휴대전화 등 자신이 SNS에 활용할 수 있는 장비를 활용해 지역 곳곳을 누비며 소통한다. /경기콘텐츠진흥원 제공

하지만 과거 1세대의 주된 역할이 ‘발견과 기록(아카이빙)’에 머물며 글과 사진, 숏폼 영상으로 대중에게 알리는 ‘콘텐츠 크리에이터’에 가까웠다면, 최근 등장한 2세대는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브랜드 기획자’로 정의된다.

로컬 큐레이션은 이제 단순한 지역 홍보 수단을 넘어섰다. 골목 상점의 체질을 바꾸고, 무형의 지역 가치를 금융·문화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고차원적인 브랜딩 영역으로 진입했다.

소멸해가는 지역을 살릴 가장 강력한 대안책이 될 수 있을까. 경기도 동부권 골목길에서 펼쳐지는 2세대 로컬 큐레이터들의 대담한 실험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인터뷰] 탁용석 경기콘텐츠진흥원 원장

“기자-큐레이터 1대1 매칭… 선순환 플랫폼 승부수”

탁용석 경기콘텐츠진흥원장.
탁용석 경기콘텐츠진흥원장.

지난해 매출액 50억원을 일군 동부브랜드사업. 탁용석 경기콘텐츠진흥원 원장이 올해는 경인일보 기자와 큐레이터의 1대1 매칭이라는 새 승부수를 던졌다. 탁 원장은 최근 여주 썬밸리호텔에서 열린 ‘로컬 큐레이터 2기 역량강화 합숙 워크숍’ 현장에서 2기 사업의 방향을 밝혔다.

동부브랜드 대표상점 발굴사업은 지난해 전문인력 양성 10명, 매출액 50억원, 일자리 창출 57건, 스타트업 지원 114건의 성과를 거뒀다. 특히 전체 사업예산 8억5천만원 중 약 5억5천만원이 여주에 투입돼 여주 소재 기업에서만 매출 24억원, 일자리 49건이 창출됐다.

탁 원장은 이 같은 성과의 바탕 위에 “외연 확장에서 내실 강화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고 밝혔다. 그는 “1기 때 여주로컬부부, 광주컬렉터 등 자생력을 갖춘 로컬 인플루언서를 안착시켰지만, 큐레이터의 존재를 지역에 인식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2기에는 지역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경인일보 기자를 큐레이터와 1대1로 매칭해 도제식 문장 지도와 심층취재 노하우를 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언론 기자를 밀착 멘토로 참여시키는 것은 진흥원 최초의 과감한 도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주에 비중을 둔 배경으로는 “경기도와 여주시가 예산을 50대 50으로 매칭해 공동 운영하는 구조”라며 “8개 시군에 큐레이터를 각 1명씩 배치하면서 여주에는 3명을 집중 배치하고, 별도의 ‘여주발견팀’ 2개 팀도 추가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언론사 협업의 기대효과로는 지역의 숨은 공간 발견, 큐레이터의 인지도·공신력 향상, 지역민의 관심과 참여 유도 등 세 가지를 꼽았다.

탁 원장은 수료 이후 계획에 대해 “일회성 인력 양성이 아니라 자생력을 갖춘 선순환 플랫폼 구축이 목표”라며 “우수 2기 큐레이터에게 3기와의 협업 기회를 우선 제공하고 기수를 통합한 ‘동부 로컬크리에이터연대’를 꾸려 지속적인 일거리와 네트워킹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인터뷰] 이순열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

“‘왕비의 도시’ 스토리텔링, 관광콘텐츠 함께 키울것”

이순열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
이순열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

조선 27명의 왕 중 8명의 왕비를 배출한 ‘왕비의 도시’ 여주. 이순열(사진) 여주세종문화관광재단 이사장이 이 고유한 이야기를 로컬 큐레이터와 함께 관광콘텐츠로 키우겠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최근 여주 썬밸리호텔에서 열린 ‘로컬 큐레이터 2기 역량강화 합숙 워크숍’ 발표회 심사평에서 “조선시대 27명의 왕 가운데 8명의 왕비가 여주 출신”이라며 “왕비의 도시라는 스토리텔링과 세종대왕, 쌀, 도자기 등 여주만의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여주가 천년의 쌀과 도자기 역사, 세종대왕릉, 96점의 문화재, 아름다운 한강 등 타 도시가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자산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한강 개발제한이 오히려 자연환경 보존이라는 관광자산이 됐다는 점도 짚었다.

이 이사장은 워크숍 기간 재단의 참여 배경도 밝혔다. 그는 “큐레이터들이 여주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하며 협력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참여했다. 지역 고유자원을 관광콘텐츠로 발전시키는 협력의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노포 선정 기준에 대해서 이 이사장은 “단순히 오래된 가게가 아니라 여주의 역사와 문화, 지역 특색을 잘 담은 콘텐츠가 중심”이라며 “여주만의 이야기를 품은 노포와 장인을 발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노포·장인의 기록은 관광코스와 디지털 콘텐츠, 매거진,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확장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한 이 이사장은 여주 기반으로 참여한 연세대·경희대 팀에 대해 “MZ세대의 관점에서 여주의 숨은 매력을 발굴해 외부에 알리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협력 지속 계획도 분명히 했다. 그는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겠다. 연세대 팀은 7월 중, 경희대 팀은 8월 초 현장 취재를 이어가고 완성된 결과물은 여주를 알리는 관광콘텐츠로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왕비의 도시’라는 천년의 이야기와 청년 큐레이터의 새로운 시각이 만나 여주 관광의 질적 도약을 이끌지 주목된다.

※ 이 기사는 경기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기사입니다.

/이윤희·양동민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