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쿠팡 물류센터 대형 화재
10m 높은 층고 더 많은 물건 적재
5층 로봇 리튬배터리 연소 차단 중
인천청 35명 규모 전담수사팀 꾸려
사흘째 화재가 이어지고 있는 인천 쿠팡 물류센터가 하나의 층을 이른바 ‘쪼개기’해 활용하는 ‘메자닌 랙(Rack·선반)’ 구조로 이뤄져 있어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의 6층은 한 층을 사실상 3개의 층으로 나눠 활용했다. 10m 가량의 높은 층고를 활용해 기둥을 세우고 바닥을 만들어 복층처럼 별도의 중간층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메자닌 랙’(적층식 랙) 구조는 물류센터에서 더 많은 물건을 적재하고,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사용된다.
32물류센터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은 쪼개진 각각의 층을 ‘6-1층’, ‘6-2층’, ‘6-3층’으로 구분해 불렀다. 나눠진 각 층별로 역할도 달랐다. 한 층에는 배송을 앞둔 생활용품이 쌓여있었고, 다른 층에는 포장된 상품을 집하장이나 분류 장소로 옮기는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돼 있었다. 또 각 천장에는 조명과 천장형 서큘레이터 등이 설치돼 있기도 했다.
물류센터는 면적이 넓고 층고가 높다. 가연성 물질이 많아 화재가 발생했을 때 스프링클러 등을 이용한 초기 진압이 중요하다. 하지만 32물류센터 6층처럼 한 개 층을 수평으로 쪼개는 구조는 중간 바닥이 소화용수의 분사를 막아 스프링클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화재 지점까지 물이 충분히 닿지 않는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 지난 2024년 1월 이러한 랙을 이용한 창고는 높이 3m마다 스프링클러를 추가로 설치하도록 안전기준이 강화됐지만, 32물류센터는 2023년 준공돼 새로운 안전기준 적용 대상이 아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메자닌 랙 구조에서는 하부에 조성된 층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상부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더라도 소화용수가 화재 지점까지 닿지 않을 수 있다”며 “쪼개진 각 층의 천장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당국은 20일 오후 2시께 화재 현장 인근에서 브리핑을 열고 진압 상황을 설명했다.
허석경 인천서부소방서장은 “리튬 배터리를 사용하는 물류창고형 로봇 수백 대가 있는 5층으로 불이 번지지 않도록 현장 소방대원들이 5층에 진입해 연소 확대를 막고 있다”며 “로봇에 내장된 리튬 배터리의 총량은 국내 전기차 20대에 장착된 리튬 배터리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리튬 배터리는 불이 나면 순식간에 온도가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하고, 진화가 어렵다. 지난 2024년 ‘청라 전기차 화재’가 발생했을 때에도 완진까지 약 8시간 20분이 소요됐다.
소방당국은 화재 진압을 위해 외벽 파괴 작업을 지속해 진행하고 있다. 이는 연기를 배출하고, 외부에서 소화용수가 건물 깊숙한 곳까지 닿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 열화상 드론을 활용해 건물 내부의 열 축적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전날 오후 11시 서해구가 화재로 인해 건물 붕괴가 우려돼 반경 116m 이내 공장과 상가를 대상으로 대피령을 발령하기도 했다. 브리핑에 참여한 건축구조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건물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했다.
인천경찰청은 이날 광역범죄수사대 등 35명 규모로 전담 수사팀을 꾸렸다. 진화가 마무리되면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이 바로 합동 감식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원본 폐쇄회로(CC)TV는 확보하지 못했다”며 “기초 사실 관계를 파악하고 쿠팡 관계자 등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선아·조경욱기자 sun@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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