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정치부 차장
강기정 정치부 차장

몇 년 전 취재 차 일본 구마모토에 간 적이 있다. 지방정부 캐릭터로는 아마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할 ‘쿠마몬’, 그리고 그 쿠마몬을 키워낸 ‘구마모토현청’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2010년 처음 도입된 후 취재를 다녀왔던 2023년까지 쿠마몬으로 창출된 누적 매출액만 1조3천억원. 그 뒤엔 구마모토현 홍보의 중심에 쿠마몬을 두고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당시 구마모토현 지사의 결단이 주효했다. 이른바 ‘특명 전권대사’로 출발한 쿠마몬은 도입 1년만에 지사, 부지사 다음 지위에 해당하는 영업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는데, 그 위상은 도입 15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공고하다.

구마모토 취재를 다녀왔을 무렵, 한국에서도 지역 캐릭터 붐이 일었다. 한국의 쿠마몬을 꿈꾸며 곳곳에 지역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기존 캐릭터를 좀 더 귀엽게 리뉴얼하는 지역도 적지 않았다. 경기도도 2022년 민선 8기 체제가 시작되면서 캐릭터 ‘봉공이’를 도입했다. 민선 8기 도정 슬로건인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에서 ㅂ과 ㄱ을 가져와 명명했다는 설명이었다. 도는 당시 경기도의 상징물인 ‘ㄱㄱㄷ’에 쓰인 색인 연두색과 파란색에 더해, 청록색을 곁들여 도정 슬로건의 기본형, 응용형 시그니처를 제작하는 한편 해당 시그니처를 캐릭터화한 봉공이를 함께 발표했다. 민선 8기 도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만 제법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24년엔 굿즈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열흘 만에 2천만원 가까운 매출을 올려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6·3 지방선거 이후 경기도도 전환점을 맞으며 도청 곳곳에 있던 봉공이는 하나둘 모습을 감추고 있다.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 대신 민선 9기 도정을 상징하는 새로운 슬로건이 도입될지, 이에 따라 봉공이도 다른 새 캐릭터로 대체될지는 아직 미정이다. 봉공이가 그대로 있든, 새로운 캐릭터가 도입되든 전국 최대 지방정부 경기도의 자랑으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왕이면 ‘롱런’하면 좋겠다. 단순한 캐릭터를 넘어 경기도의 ‘영업부장’으로서.

/강기정 정치부 차장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