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구역’ 허가 4개월내 입주해야
2028년5월까지 매수자 실거주필수
전·월세 임차인 퇴거 불가피 상황
지정 이후 재계약·갱신권 비중 ↓
1천800가구 규모 수원시 영통구 벽적골 민영8단지 ‘두산·우성·한신아파트’가 내달 말 이주에 돌입하며 대규모 전세대란이 예고(7월13일자 12면 보도)된 상황 속에 영통구 아파트 임대차 재계약에서 계약갱신청구권(이하 갱신권) 사용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 영통구는 지난해 10·15 부동산대책을 통해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특히 지난해 10월20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 효력이 발생하면서 매수자의 실입주가 필수가 된 상황인데, 실거주 의무가 임대차3법인 갱신권과 상충하는 상황이다.
2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월20일부터 현재까지 수원시 영통구 아파트 전월세 임대차계약은 8천10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재계약은 3천231건으로 전체 계약의 39.9% 수준이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효력이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월1일부터 10월19일까지 영통구 아파트 임대차계약은 총 1만410건이고 재계약 건수는 4천259건(40.9%)에 달했다. 임대차거래에서 재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이 1%p가량 감소했다.
특히 갱신권 사용 비중이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전 재계약 4천259건 중 갱신권을 사용한 건수는 2천472건(58.0%)으로 나타났다. 지정 이후 재계약 3천231건 가운데 갱신권 사용 건수는 1천743건(53.9%). 갱신권 사용 비중이 4.1%p 줄었다.
갱신권이 포함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국민의 주거생활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다. 갱신권은 임차인이 계약 만료 전 1회에 한해 2년 계약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통상 2년인 임대차 계약에서 갱신권을 쓰면 총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그러나 영통구 등을 포함해 최근까지 도내 15개 지역이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게 되면서 임대차 시장은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 매수 시 허가일로부터 4개월 안에 실거주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임차인이 있는 주택 즉, ‘세낀집’의 경우에는 임대차 계약의 최초 계약 종료일까지만 실거주 유예가 가능하다. 신규 주택 매수자는 늦어도 2028년 5월 11일까지 실거주를 해야하기에, 이 시기 이후까지 전·월세로 거주할 계획을 세웠던 임차인은 퇴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갱신권을 쓸 수 없는 것이다.
특히 최근 영통구는 리모델링 등 영향으로 전월세 매물이 급감한데다, 인근 지역 전월세 가격도 오른 상황이어서 임차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임대차 시장 공급의 90%를 민간이 담당했으나 규제 등으로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전월세대란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공급은 없는데 규제지역으로 지정하고 실거주의무를 부여하다 보니 임차인이 계약기간까지 살지 못하고 쫓겨나는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땜질규제가 아니라 파생될 효과까지 다방면에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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