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경기 스케줄, 최선입니까?’

K리그1 ‘쉴틈없는 강행’ 현장 불만 한계

폭염·짧은 휴식 ‘경기력 저하’ 어려움 토로

온열질환 노출된 관중이 쓰러지는 사태도

연맹 “월드컵·코리안컵 등 겹쳐 불가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프로축구 K리그1 살인적인 일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현장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현장의 불만은 한계치에 다다른 모양새다.

각 구단은 약 한 달간의 월드컵 휴식기 이후 재개된 하나은행 K리그1 2026 18~20라운드 경기를 지난 주말부터 이번 주말까지 소화한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1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전북 현대모터스와 경기를 치른 뒤 울산으로 이동해 21일 울산 HD와 맞붙었다. 이후 오는 26일 부천FC와 홈경기를 치르는 숨가쁜 일정이 이어진다. 부천FC와 FC안양 역시 사흘 안팎의 짧은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앞선 시즌에도 혹서기에 주말·주중 경기가 이어지는 일정이 있었지만, 기후 변화로 여름철 폭염이 심화되면서 점차 리그 일정 운영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기준 전국에는 지역별 폭염주의보와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여기에 높은 습도까지 겹쳐 체감온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각 구단에서는 후반기 승점 확보라는 과제 속 선수 보호와 경기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윤정환 인천 감독은 지난 18일 전북전을 앞두고 “7~8월은 한국에서 가장 더운 시기인데, 이런 일정으로 과연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이틀 휴식 후 연전을 치르면 부상 위험이 커지고 경기력 저하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 3일 이상의 휴식이 보장되는 일정이 필요하다”며 “내년에는 일정 편성에 이런 부분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일본 J리그 운영 방식을 언급하기도 했다. J리그는 올해부터 가을에 개막해 이듬해 봄에 종료하는 ‘추춘제’를 도입했다. 이는 리그 경쟁력 등을 위해 유럽 리그와 발맞추기 위한 조치지만, 혹서기를 피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도 지난 21일 경기를 마친 뒤 “주중 경기를 치르고 이틀만 쉬었다. 이런 무더위 속에서 전방 압박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K리그는 쿨링 브레이크를 통해 선수들이 전·후반에 한 차례씩 수분을 보충하도록 했지만, 폭염 속 체력 부담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문제는 선수들뿐만이 아니다. 열성적인 응원을 펼치는 관중들 역시 온열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강원FC 경기 도중 한 관중이 쓰러지며 경기가 일시 중단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더운 날씨에 경기를 치르는 것은 모든 팀이 동일한 조건이지만,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팀일수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일정 조정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시즌 일정을 편성할 때 휴식일을 고려하고 있다”면서도 “올해는 월드컵, 코리아컵,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이 겹쳐 불가피하게 일정이 촘촘해졌다. 주중 경기를 소화하지 않을 경우엔 시즌이 12월 중순까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폭염이 일상이 된 여름, K리그가 경기력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해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백효은·이영선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