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책방지기, 아이들 같은 반 인연 모임

동네 사랑방 자리매김 “서로 연결됨 뭉클”

여성 삶·글 관심… 지원 프로그램 진행도

책방 새와 우물의 전경.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책방 새와 우물의 전경.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새처럼 땅과 하늘을 잇고, 우물처럼 땅과 지하를 잇는, 인간 존재에 대해 탐구하는 책방. 그래서 이름이 ‘책방 새와 우물’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듯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이곳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듯했다.

문을 연 지 1년이 지나 이제 막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이곳에는 두 명의 책방지기가 있다. 윤주애 책방지기와 김선영 책방지기이다. 아이들이 같은 반이라 인연을 맺게 된 이들은 관심사가 비슷하고, 책읽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함께 책모임을 꾸려갔다. 그리고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공간 하나 얻어보는 것은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단다.

그렇게 용기를 내 마련한 책방은 하고 싶었던 책모임을 마음껏 펼치는 곳,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싶었던 여러 강사들을 초대할 수 있는 곳, 동네 주민들이 편하게 모일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책방 새와 우물의 내부 모습.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책방 새와 우물의 내부 모습.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동네 책방은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는 각오로 시작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책을 판매해 월세를 낼 수 있게 된 것에 행복해하고 있는 책방지기들이었다. 자본주의와는 거리가 멀어진 아이러니한 상업적 공간임에도 이곳을 의미 있게 여겨주는 사람들이 늘어난 덕분이다. 윤 책방지기는 “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로 나아가 서로가 연결되어짐을 느낄 때 뭉클해진다”며 “책방에서 나와 같은 생각과 다른 생각 모두를 마주할 수 있다는 게 항상 좋다”고 말했다.

책방 새와 우물의 윤주애 책방지기.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책방 새와 우물의 윤주애 책방지기.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책방 새와 우물’에서는 두 책방지기가 관심 있어 하는 인문사회와 시 분야의 책들을 중심으로 큐레이션을 하고 있는데 특히 여성의 삶과 글에 대한 주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원 사업 역시 여성과 관계된 프로그램들로 기획해 진행하고 있다. 여성으로서 겪은 상처든, 자유로움이든, 당당함이든 편안하고 안전하게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책방지기들의 마음은 지금도 유의미한 생각과 경험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방의 또다른 정체성이다.

“세상의 흐름이 아닌 나의 흐름을 갖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각자만의 지향점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판이 될 수도 있겠죠. 남들이 가는 길을 똑같이 가지 않고, 다른 시각과 다른 생각, 다른 시간으로 흘러가는 책방이 됐으면 합니다.”

[책방 새와 우물이 추천하는 책]

가부장적 세계의 ‘엄마’…

그 죽음서 본 여성의 삶

■ 아주 편안한 죽음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200쪽

프랑스의 유명한 철학자이자 여성운동가인 시몬 드 보부아르가 엄마의 죽음을 바라보며 쓴 자전적 소설로, 작가의 최고작 중 하나로 꼽힌다. 작품 속 ‘나’는 죽음을 향해 가는 엄마를 바라보며 그녀에게서 한 여성의 삶을 읽어낸다. 주체성을 가지기 위해 벗어나야 하는 가부장적 세계의 여성임과 동시에 내가 속한 근본이기도 한 엄마, 그리고 그녀의 딸이 가지는 모순적인 부분을 생생하게 그려낸 책이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실존주의라는 주제를 문학의 영역으로 끌어왔다. 또한 실존의 모순적 특성이나 서로 다른 삶을 사는 인간 사이의 갈등을 넘어 인간 존재가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며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