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직접행동·Girl Up HSSK,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
“고용노동부 조사와 실상 달라… 정확한 실태조사 필요”
경기도, 이주노동자 숙소 실태조사 실시
“이주노동자들은 저희와 같이 살아갈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 최소한의 주거권을 지켜달라는 말입니다.”
24일 경기도청 북부청사 앞에서 청소년들이 집회를 열고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는 불법 건축물 철거 및 개선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청소년직접행동과 Girl Up HSSK 등 청소년 단체에서 활동하는 7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생전 처음으로 마이크를 잡고 집회에 나선 것은 지난해와 올해 이뤄진 이주노동자 거주 시설 답사가 계기가 됐다. 이들은 직접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농장이 모여있는 포천을 방문해 열악한 거주 환경을 목도했다.
홍승현(경기외국어고등학교 3학년) 학생은 “가림막도 없이 푸세식으로 있는 화장실이 가장 충격이었다. 사람이 살 곳이 아니었다”고 떠올리며 “국내 이주노동자 수는 매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주노동자에게 부당하게 설계된 고용허가제로 비인간적 환경에 놓인 이들에게 법적·사회적·제도적 보호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솔(경기외국어고등학교 2학년) 학생도 “이주노동자 당사자도 아니고 사업주도 아니지만 이 자리에 선 이유는 이주노동자들이 사회 일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식탁에 앉아서 먹는 음식들을 재배하고, 지내는 생활공간들을 만든 사람이 이름도 모르는 이주노동자들”이라며 “적어도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 범주 안에 있는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공동성명문을 통해 “고용노동부는 2024년 조사에서 이주노동자 기숙사 4천265개 중 93.3%가 위반사항 없이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고 했지만, 우리가 직접 목격한 실상은 너무 달랐다. 불법 건축물 철거는 지자체의 의무인데도 불구하고 수십년 동안 방치하고 있다”고 꼬집으며 “불법 숙소 실태를 정확히 조사하고, 공공기숙사 설치 등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요구서를 이날 경기도청 민원실에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경기도는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지시에 따라 이날부터 다음달 14일까지 도내 시·군 농·축산·어업 분야 이주노동자(고용허가제·계절근로제)가 거주하는 숙소 4천420개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이날 집회가 끝난 후 김원규 경기도 이민사회국장은 이들과 간담회를 열고 “경기도내 일부 지역에 이주노동자 숙소로 쓰이는 불법 건축물들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경기도도 이를 인지하고 있으며 정부에 불법 건축물을 활용하는 업장에 대한 패널티를 강화하는 방안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불법 건축물들을 무조건 철거하도록 하는 것은 (사업주 등과의)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고 부작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주가 자발적으로 불법 건축물을 활용하지 못하게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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