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구, 생활SOC 부족… 민선 9기 장기 비전 재조정 필요

 

市, 2022년 11월 종합발전계획 수립

체육시설·도서관 확충 1순위 응답

민간개발 연계 편의시설 방법 모색

市 “2045생활권계획 변화 부분 반영”

지난 24일 오전 인천 검단구 불로동 검단지구택지14호근린공원(박물관·도서관 복합문화시설) 부지가 덩그러니 남아있고, 주변 지역으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애초 2024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늦어지면서 2029년 이후에나 완공될 전망이다. 2026.7.2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지난 24일 오전 인천 검단구 불로동 검단지구택지14호근린공원(박물관·도서관 복합문화시설) 부지가 덩그러니 남아있고, 주변 지역으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애초 2024년 준공 예정이었으나, 공사가 늦어지면서 2029년 이후에나 완공될 전망이다. 2026.7.24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북부권은 1992년 조성된 수도권쓰레기매립지로 인한 ‘환경적 소외’와 소규모 공장들의 난립으로 생활 환경이 취약해진 상태다. 검단신도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산발적 민간 도시개발사업으로 공원·녹지 등 공공 인프라가 부족하고, 주거와 산업 기능이 혼재돼 있기도 하다. 광역교통망과 각종 사회 기반시설 확충 사업은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운영·관리되는 경인아라뱃길은 ‘그림의 떡’이다.

인천시가 2022년 11월 수립한 ‘인천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의 미래 비전은 ‘자족형 친환경 녹색도시’다. 장기 비전, 도시 공간 계획, 주거·교통·산업 계획 등을 망라한 종합계획이다 보니 인천시 수많은 부서가 연관돼 있어 계획 자체의 이행률을 따지기도 쉽지 않다. 사실상 백지 상태였던 인천 북부권 발전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의의는 있으나, 새로 출범한 민선 9기는 ‘계획 단계’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생활밀착형 사회기반시설(생활SOC) 확충 계획부터 도시의 장기 미래 비전까지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 인구 급증 검단구, 생활SOC 확충 시급

검단구 아라동·원당동 등 신도시뿐 아니라 검단동·마전동 등 도시 개발이 마무리된 구도심 역시 주민 수요에 비해 문화·체육시설이나 공공도서관 등 각종 생활SOC가 턱없이 부족하다. 신설이 필요하나 재정 등의 한계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천연구원이 행정체제 개편 이전인 지난해 7~8월 검단 지역 주민 472명을 대상으로 생활SOC 관련 설문을 진행한 결과 주민들은 공공체육시설과 공공도서관, 공공문화시설 등이 1순위로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생활SOC 확충이 ‘필요하다’고 답한 주민 가운데 공공체육시설과 공공도서관이 각각 77명으로 가장 많았고, 문화시설을 선택한 응답자 수도 68명으로 집계됐다.

실제 검단구 7개 동에 설치된 주요 생활SOC 현황을 살펴보면 국공립 도서관 3개, 노인복지관 1개, 생활체육관 3개, 국민체육센터 1개, 생활문화센터 1개 등이다. 이 가운데 국민체육센터는 수도권매립지 내에 위치해 주거지에서 접근성이 떨어진다.

생활SOC 1개당 인구수를 비교해보면 검단구의 열악한 현실이 더욱 잘 드러난다. 검단 지역 테니스장 1곳이 감당해야 하는 주민 수는 11만4천80명으로 인천 테니스장 1개 당 평균(7만256명) 대비 4만명이 많다. 국공립도서관은 검단구 1곳당 7만6천53명으로 인천 평균(5만7천명)보다 2만여명 가까이 많고, 생활문화센터·박물관 등도 검단구는 22만8천159명으로 인천 평균(20만1천401명)을 웃돈다. → 표 참조

올해 4월 기준 26만8천71명인 검단구 인구는 2030년께 28만명, 2035년에는 3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천도시철도 1호선 연장선을 따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된 원당동과 아라동을 중심으로 인구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검단 인구 30만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생활SOC 신설 없이는 주민들의 각종 여가 수요를 감당하기 벅찰 수밖에 없다. 신설 자치구라는 한계로 인해 검단구가 자체적으로 생활SOC를 확충하기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인천연구원 안내영 연구위원은 “검단 내 주요 민간 도시개발사업을 대상으로 공공기여시설 도입 방안을 모색하는 게 생활SOC 수요 충족을 위한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지역마다 요구하는 시설의 성격이 다르고 접근성이 중요한 만큼, 민간개발과 연계해 주거지 인근에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 민선 9기, 굵직한 계획도 재점검해야

인천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상 도시·공간 계획을 보면 수도권매립지에 도심교통항공(UAM) 시험장을 조성하고, 경인아라뱃길에 대해 드론 특별자유화구역 지정을 추진해 모빌리티 등 첨단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고, ‘아라뱃길 수변문화 중심지’로서 하나의 생활권 도시로 만든다는 구상이 담겼다. 주거와 산업이 혼재하지 않도록 녹지축을 조성하고, 수도권급행철도(GTX) 등 광역철도와 각종 도로망을 구축하는 구상도 주요 내용으로 반영됐다.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이 어느 정도 이행됐는지 체계적으로 따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법정계획이 아니므로 이행 상황을 평가할 의무가 없고, 개별 세부 계획을 추진하는 인천시 관련 부서가 워낙 많아 총괄하기도 쉽지 않다. 인천시 부서에 따라 종합발전계획에 반영한 사업의 방향성이 달라진 경우도 있다. 게다가 수도권매립지 UAM 시험장,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개발 사업(아라뱃길 수변문화 중심지), GTX 건설 등 종합발전계획 내 굵직한 사업 구상 상당수는 추진이 지지부진하다. 중앙정부와의 연계성이 강한 사업들이기 때문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은 모든 현안을 담은 종합계획이었기 때문에 인천시가 자체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부분도 반영돼 있고, 수립 당시에 비해 상황이 바뀐 부분도 많다”며 “2045 도시기본계획과 함께 생활권계획이 수립 중인데, 생활권계획을 통해 변화된 부분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선 9기 인천시 핵심 공약에서도 북부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인천시 핵심 정책인 ‘ABC+E’(인공지능, 바이오, 문화·콘텐츠+해상풍력 에너지) 산업 전략은 각각 송도국제도시, 청라국제도시, 문학경기장 일대, 캠프마켓, 인천항과 인천 앞바다 일대 등에서 추진될 전망이다. 인천시의 원도심 활성화 정책인 ‘제문부(제물포·문학·부평) 프로젝트’는 최근 인천시 조직 개편을 통해 제물포구 지역, 문학 지역, 부평 지역을 각각 담당하는 3개 부서가 신설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기도 하다.

인천의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에 반영했던 검단 지역 산업단지를 연계하는 대중교통망 확충 구상과 주거·산업 분리를 위한 녹지축 조성 등을 우선 추진해 자족기능부터 향상시켜야 한다”며 “북부권 종합발전계획은 수년에 걸쳐 수립된 것으로, 현재 여러 여건이 변화됐기 때문에 민선 9기 인천시가 장기 비전 등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호·한달수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