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식 작가 연작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퇴임 후 삶의 터전을 담아낸 ‘컨트리사이드’

전시는 다음 달 30일까지 이어져

김명식 초대전 ‘자연과 평화’가 열리고 있는 인천 영훈뮤지엄. 2026.7.2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김명식 초대전 ‘자연과 평화’가 열리고 있는 인천 영훈뮤지엄. 2026.7.2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김명식 작가(동아대학교 예술대학 명예교수)의 초대전 ‘자연과 평화’가 인천 영훈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의 대표 연작인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시리즈를 비롯해 퇴임 후 삶의 터전을 담아낸 ‘컨트리사이드’ 그리고 작가의 여행의 기록이 담긴 ‘랜드스케이프 드로잉’까지 다양한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

작가의 대표 시리즈인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 시리즈는 작가가 2004년 미국 롱아일랜드대학 연구교수로 재직하던 시절의 뉴욕의 집과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에 영감을 얻어 출발한 작품이다. 어느 봄날, 작가는 지하철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집들을 보며 문득 그 집들이 사람의 얼굴과 닮아있음을 발견했다. 그렇게 작업실에 도착하자마자 열정적으로 집을 그리기 시작해 탄생한 연작이다.

“하얀색 집은 백인, 까만색 집은 흑인, 노란색 집은 동양인으로… 그들은 며칠 전 소호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보던 사람들이었다.”(작가노트 발췌)

캔버스에는 알록달록한 색을 배경으로 여러 형태의 집들이 등장한다. 그 집은 때로는 선으로 일부는 면으로 화면을 채운다. 색채는 다양하지만 나름 질서를 유지한채 일정한 크기, 일정한 모양을 유지하고 있다. 작가는 백인, 흑인, 동양인 등 다인종 사회의 모습과 그들이 이루는 조화를 상징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작가는 “작품의 궁극적인 목적이 동서화합과 평화”라고 강조한다.

이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그의 시선이 뉴욕을 배경으로 여러 인종과 그들이 이루는 사회적 화합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컨트리 사이드에서 작가의 시선은 자연과 전원 속 일상으로 깊게 파고든다. 대학 퇴임 후 마련한 삶의 터전 주변을 담은 이 시리즈는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완벽하게 동화되고자 하는 작가의 마음을 그린 심상적 풍경이다.

김명식 초대전 ‘자연과 평화’가 열리고 있는 인천 영훈뮤지엄. 2026.7.2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김명식 초대전 ‘자연과 평화’가 열리고 있는 인천 영훈뮤지엄. 2026.7.28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아침 새소리에 잠을 깨서 창문을 열면 산 내음이 머리를 맑게 해준다. 화단에는 작약, 모란, 산국 등 사철 꽃들이, 텃밭에는 상추, 고추, 오이 등 각종 푸성귀가…”(작가노트 발췌)

컨트리 사이드 연작은 연작은 대상을 눈에 보이는 대로 옮겨 그린 사실적 풍경이 아닌, 작가의 마음과 감흥으로 재해석한 ‘심상적 풍경’이라는 점이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전시장 한편 ‘랜드스케이프 드로잉’ 섹션에서 전시된 드로잉 작품을 통해 작가의 성실하고 꾸준한 예술적 습관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국내외를 여행할 때마다 가방에 스케치북을 챙겨 다닌다는 작가는 현장의 거대하고 압도적인 풍경 앞에서 담백한 필치로 자신의 감흥을 종이에 담아냈다. ‘포항 영일만’, ‘제주 조랑말’ 등 스케치북 위에서 수묵과 수채로 빠르게 그려낸 모습이 작가의 원천이라는 생각도 든다.

보는 이로 하여금 ‘갖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이번 전시는 다음 달 30일까지 이어진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