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신고증 교부… 조합원 모집

지난해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성남시 분당구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앞 도로에 유조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22.12.5 /경인일보DB
지난해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성남시 분당구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앞 도로에 유조차들이 줄지어 서 있다. 2022.12.5 /경인일보DB

고용노동부가 노조 설립신고를 반려(2025년 9월28일 인터넷 보도)했던 SK에너지 유조차 기사 노동조합을 3년여 만에 결국 인정했다.

경기지방고용노동청(이하 경기지청)은 지난 10일 SK에너지유조차노동조합에 전국단위 노동조합 설립신고증을 교부했다고 29일 밝혔다.

유조차 기사들이 처음 설립 신고에 나선 지 3년 5개월 만이다. 노조는 지난 2023년 2월 설립신고서를 제출했지만 성남지청이 1년여간 신고를 수리하지 않았고, 행정소송을 거쳐 반려 처분을 받았다. 이후 다시 설립 절차를 밟아 재신고 반년 만에 설립신고증을 받았다.

노조는 설립신고증을 토대로 조합원 모집과 단체교섭 등 공식 활동에 돌입한다. 향후 원청인 SK에너지를 상대로 운송료와 배차, 안전 문제 등에 대한 집단교섭을 추진할 예정이다. SK에너지의 석유류 제품을 운송하는 지입차주는 전국적으로 약 3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너지 휘발유 운송기사 성기표씨는 “필증을 토대로 조합 법인을 설립한 뒤 기사들을 대상으로 조합원 가입을 받을 계획”이라며 “물가 상승분도 반영되지 않은 운송료와 수수료 현실화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교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 설립 과정에서 쟁점은 유조차 기사들이 노조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성남지청은 유조차가 고가의 장비로 자본적 성격이 강하고, 기사들이 정유사와 직접 운송 계약을 맺는 등 독립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설립 신고를 반려했다.

이에 노동계는 차량 소유 여부만으로 노동자성을 판단할 수 없고, 실제 운송 과정에서 업무 지휘·관리 관계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지입차주들이 차량을 소유하더라도 SK에너지 물류 배차실을 통해 전일·당일 배차를 받고, 사실상 SK에너지 물류만 전속적으로 운송하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유사한 형태로 근무하는 레미콘 기사들에 대해서도 최근 법원이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한 바 있다.

이번 설립신고증 교부로 3년 넘게 이어진 노조 설립 절차는 일단락됐다. 향후 유조차 기사들이 요구해온 운송료 현실화와 안전 문제 개선 요구가 실제 교섭 과정에서 어떻게 다뤄질지 주목된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