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평가 최하위 업체가 가격 만점으로 1순위

시 “위원 고유권한… 동일점수 검토는 없다”

여주시청 전경. /여주시 제공
여주시청 전경. /여주시 제공

여주시 804억원 하수도 용역 심사(8월3일자 9면 보도)에서 평가위원 3명의 채점결과가 소수점 까지 완전히 일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주시 하수도 대행용역… 기존업체 재수탁 결정

여주시 하수도 대행용역… 기존업체 재수탁 결정

평가위원 선정 방식에 대한 공정성 논란(7월28일자 8면 보도)이 일었던 여주시 804억원 하수도 대행용역이 기존 운영업체의 재수탁으로 정리됐다. 여주시는 지난달 31일 나라장터에서 총 804억2천여만원 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 관리대행 용역(협상에 의한 계약)’을 개찰
https://www.kyeongin.com/article/1768289

경인일보가 지난달 30일 여주시 여성회관에서 열린 804억2천여만원 규모 ‘공공하수도시설 관리대행 용역’ 기술제안서 평가의 위원별 채점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평가위원 7명 중 3명의 점수가 소수점까지 동일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분석 대상은 위원이 직접 채점하는 사업수행계획서 40점이다. 4·5·6번 위원은 네 개 응찰사에 각각 36점, 32점, 40점, 36점을 부여했다. 낙찰된 (주)보람엔지니어링건축사사무소에 만점을, 기술평가 1위 (주)넥스트워터에 최하점을 준 조합이다. 7번 위원도 같은 숫자를 썼는데 만점과 최하점 업체만 뒤바뀌었다.

채점 방식도 갈렸다. 1~3번 위원은 34.9점, 39.7점처럼 소수점 단위로 매겼으나 4~7번은 40·36·32점 정수만 썼다. 40점 만점의 100%와 90%, 80%에 해당하는 값으로, 전 항목에 같은 등급을 일괄 부여했을 때 나오는 숫자다.

시 하수사업소 관계자는 “4·5·6번은 각 회사에서 무작위로 뽑은 분야별 위원 중에 우선순위에 의거해 계약팀에서 최종 선정했다”며 “겹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전공과 직업이 다른 세 사람이 동일한 결과를 냈다는 의미다.

여주시 공공하수도시설 관리대행 용역 기술제안서 평가위원별 정성평가 점수. 4·5·6번 위원의 채점 결과가 소수점 단위까지 동일하다. 낙찰된 보람엔지니어링은 절사평균 35.74점으로 4개 사 가운데 최하위였다.
여주시 공공하수도시설 관리대행 용역 기술제안서 평가위원별 정성평가 점수. 4·5·6번 위원의 채점 결과가 소수점 단위까지 동일하다. 낙찰된 보람엔지니어링은 절사평균 35.74점으로 4개 사 가운데 최하위였다.

여주시는 최고·최저점을 하나씩 뺀 절사평균을 적용했다. 극단적 채점을 걸러내는 장치지만, 같은 값이 셋이면 하나를 빼도 둘이 남는다. 산정 결과 넥스트워터 36.70점, (주)이산 36.00점, (주)일토씨엔엠 35.96점이었고 보람엔지니어링은 35.74점으로 최하위였다. 그럼에도 입찰가격점수 만점을 받아 종합평점 95.41점으로 1순위에 올랐다. 2위와 격차는 0.4202점. 4번 위원 한 명만 40점 대신 36점을 줬어도 순위가 바뀐다.

채점 근거를 검증할 방법은 없다. 하수관리팀 관계자는 “최종 의견만 기재하지 각 회사별 의견을 따로 적지는 않는다”, “각 위원 종합평가 의견은 별도로 알려드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동일채점에 대해서도 “위원 고유권한이기에 점수가 동일한 것에 대한 검토는 없다”고 했다.

배점과 실제 영향력도 어긋났다. 90점이 걸린 기술평가의 편차는 0.73점에 그친 반면, 10점짜리 입찰가격 점수는 1.2728점이 벌어졌다. 예산 대비 70%대 초반 투찰의 이행 가능성에 대해 하수관리팀 관계자는 “본 용역은 최저가 입찰이기에 가격 하한선이 없다”며 “이행 여부는 투찰 회사 권한”이라고 답했다. 이 용역은 최저가 입찰이 아니라 협상에 의한 계약방식으로 발주됐다.

기술로 사업자를 고르라며 90점을 걸어둔 제도가 정작 그 점수의 근거는 업체별로 남아 있지 않고, 최종 의견마저 공개하지 않았다.

4개 참여사 가격·기술평가 결과. 기술평가점수 1위는 넥스트워터였으나 입찰가격점수 만점을 받은 보람엔지니어링이 종합평점 95.41점으로 1순위에 올랐다.
4개 참여사 가격·기술평가 결과. 기술평가점수 1위는 넥스트워터였으나 입찰가격점수 만점을 받은 보람엔지니어링이 종합평점 95.41점으로 1순위에 올랐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