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하나의 캐릭터 되돌리는 일 아니라

단절됐던 소통 회복·시민과 시정 결정 선언

정체 도시를 성장하는 도시로 바꾸는 대전환

민경선 고양특례시장
민경선 고양특례시장

‘고양고양이’가 돌아왔다. 모습을 감췄던 마스코트가 다시 등장하자 시민들은 즉각 반응했다. 단순한 반가움을 넘어선 이 반응은 분명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왜 사라졌는지에 대한 설명과 소통이 부족했던 지난 시간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이자,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다.

한 도시의 마스코트는 단순한 캐릭터가 아니다. 시민과 도시를 연결하는 매개이자, 시간 속에서 쌓인 도시의 기억이며 정체성이다. 2012년 탄생한 ‘고양고양이’는 등장과 동시에 지자체 캐릭터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획기적인 사례였다. 대한민국 인터넷소통대상과 대한민국소셜미디어대상 공공부문 대상,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 2년 연속 최우수상 등 수많은 성과로 그 가치를 입증해 왔다. 특히 ‘고양시’보다 일산신도시가 더 익숙하던 시절, 도시의 이름을 알리고 시민에게는 친근한 정체성을 부여했던 중요한 자산이었다.

그랬던 ‘고양고양이’가 어느 순간 사라졌다. 전임 시장의 흔적을 지운다는 이유로 멀쩡한 캐릭터까지 함께 사라진 것이다. 왜 사라졌는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없었다. 정책은 바뀔 수 있고 때로는 과감한 선택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과정이 시민과의 소통 없이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변화가 아니라 단절이고, 불통이다.

이 문제는 비단 하나의 캐릭터에 국한되지 않는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전의 성과를 지우고, 사람을 배제하고, 정책을 단절시키는 방식은 도시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고질적인 문제다.

10년 넘게 시민과 함께 자라온 마스코트는 일방적인 판단으로 지우거나 되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민 모두가 함께 쌓아 올린 도시의 귀중한 자산이며, 도시가 흘려보낸 기억의 결과물이다. 이 가치가 충분한 설명 없이 사라진다면 그것은 시민의 추억을 소홀히 하는 일이고 행정의 연속성을 스스로 놓아버리는 일이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무엇이, 왜 사라졌는지에 대한 설명과 공감의 과정이 없었다는 데 있다.

3선 경기도의원으로 12년간 3천 차례의 주민 간담회를 이어오며 확인한 것이 있다. 해법은 일방적인 판단이 아니라, 시민과의 대화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이다. 경기교통공사 사장 시절도 마찬가지였다. 만성 적자와 최하위 평가에 머물던 조직은 사장이 먼저 직원들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듣고 작은 문제부터 함께 풀어나가자, 다시 살아 움직이기 시작했다.

시장으로서도 그 원칙은 변함이 없다. 정책은 바뀔 수 있고 조정도 필요하다. 그러나 무엇을 없앨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살리고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를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취임 이후 시장실을 1층으로 옮기고, 시정회의를 생중계로 공개하며, 시장 직통문자폰을 개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행정의 문턱을 낮추고, 시민과 소통하며, 결정의 과정을 함께 공유하겠다는 선택이었다.

‘고양고양이’의 부활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단순히 하나의 캐릭터를 되돌리는 일이 아니라, 단절됐던 소통을 회복하고 시민과 함께 결정하는 시정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회복된 소통 위에서 무엇을 만들어갈 것인가다. ‘고양고양이’는 지워야 할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키워야 할 도시의 자산이다. 도시의 이야기를 만들고, 사람을 모으며, 지역경제로 이어질 수 있는 하나의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작은 도시 와카야마가 폐쇄 위기에 놓인 키시역에 고양이 ‘타마’를 역장으로 세워 지역 경제를 살려낸 것처럼, 하나의 상징이 도시의 변화를 이끄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변화는 거창한 선언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시민과의 소통을 회복하고, 그 위에 쌓인 가치를 다시 이어가는 데서 출발한다. ‘고양고양이’의 귀환은 그 출발점이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이다.

이제 행정은 답을 정해놓고 앞서가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함께 답을 만들어가는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 시민과 함께 멈춰 있던 고양을 다시 뛰게 하겠다. 단절된 도시를 소통의 도시로, 정체된 도시를 성장하는 도시로 바꿔 고양의 대전환을 이끌어야 한다.

/민경선 고양특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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