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약 6시간 이내 ‘운행’ 증거 찾아
시민안전 직결 ‘엄격 단속’ 목소리
비용 소요·근무여건 악화 ‘신중론’
“일상 파고들어… 검사 논의 시점”
시내버스 운전기사가 마약을 하고 운행을 한 혐의(7월30일 인터넷 보도)가 드러난 가운데 대중교통 종사자에까지 마약이 침입해 대책이 시급하다.
향정신성의약품이 아닌 마약을 투약하고 그 영향이 있는 상황에서 운행한 혐의가 적용된 이례적인 사례인데, 이처럼 대중교통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나타난만큼 운수종사자에 대한 마약 검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3일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40대 안산 버스기사 A씨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약물운전·음주운전) 및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당초 A씨는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그 과정에서 경찰이 A씨가 탑승하고 있던 승용차에서 필로폰 투약 도구를 발견했고 A씨에 대한 마약 간이 검사 결과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와 마약 투약 혐의가 추가됐다.
A씨는 “비번(휴일) 날에만 투약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후 경찰은 조사를 통해 투약 시점 이후 6시간 이내에 버스를 운행한 것으로 의심되는 증거를 발견해 약물운전 혐의를 추가로 적용했다.
이에 A씨가 맡았던 시흥~안산 지역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던 시민들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시민들은 “마약이 이렇게 일상적으로 주변에 퍼졌다니 무섭다”며 “버스를 자주 이용하던 사람으로서 앞으로는 버스도 마음 놓고 못 탈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상황이 이렇자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는 운수종사자의 경우엔 약물운전에 대해서도 음주운전처럼 엄격히 단속해야하지 않겠냐는 의견도 나온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상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의 음주 여부를 확인하고 기록해야 한다고 의무화하고 있다. 약물 여부에 대한 정기적인 검사 의무는 없는데, 마약류 관리법 위반 전력자는 운수종사자 자격을 취득할 수 없다는 규정은 있다.
그렇지만 일각에선 현실적으로 약물 검사에 소요되는 비용도 있을뿐더러, 운수종사자의 근무 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종화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 노사정책국장은 “시민분들의 우려는 이해된다. 승객을 실어나르는 일을 하면서 마약에 손을 댄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라면서도 “개인의 문제로 운수종사자 전체의 마약 검사 필요성으로 확대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운수노동자 집단 자체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인식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검사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엔 투약이 운행에 영향을 미쳤는지 구체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택빈 변호사(법률사무소 화쟁)는 “단순히 투약 시점과 운행 시점의 시간만 보는 것이 아니라, 운행 당시 정상적으로 운행이 어려운 상황이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사람마다 약물 반응 (지속 정도가) 각양각색이기 때문”이라며 “(순차적 도입을 전제로)마약 사건이 점점 많아지고, 일상에 파고들고 있는 만큼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하는 검사에 대해 논의해볼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제언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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