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법 개정안이 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이로써 검찰의 수사권은 전면 폐지됐다. 개정안이 10월 2일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개청과 함께 발효되면, 검찰을 수사 정점으로 구축된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는 72년 만에 전면적으로 개편된다. 경찰·중수청·공수처 3개 수사기관이 수사 개시와 종결의 전권을 행사하고, 신설될 공소청 검사에게는 보완수사요구권만 남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형소법 개정안 의결에 앞서 “거부권 행사라는 것은 삼권분립의 원칙에 위협이 되거나 헌정 질서에 위반이 될 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하는 야당과 여론의 거부권 행사 요구를 수용할 명분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수사와 기소 분리는 비정상적 시스템을 정상화하는 첫 출발이자, 모든 권력 기관은 예외 없이 국민의 통제 아래 두겠다는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수사·기소 분리가 현 정부의 대원칙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걱정은 컸다. “이제 경찰이 엄청난 권한을 갖게 되면 과연 앞으로 안전할까 하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했다. “검찰은 물론이고 경찰 수사도 못믿겠더라”며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거나 반대로 피해자가 가해자처럼 돼 감옥에 가는 경우도 있더라”고 변호사 시절의 경험을 밝힌 뒤 수사 비리를 저지른 경찰의 해임·파면 등 징계 강화 필요성도 거론했다.
대통령이 경찰의 수사권 독점과 비대화에 대한 우려를 수차례 표명하면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 관련 법령과 제도의 정비 등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힌 이유는 명확하다. 대통령은 수차례에 걸쳐 범죄피해자와 국민을 위해 최소한도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할 필요성을 밝혔었다. 하지만 여당의 완강한 검수완박 의지에 국회의 입법 숙의에 맡겼고, 여당 지도부와 강경그룹은 보완수사권을 박탈한 형소법 개정안을 국무회의 테이블에 올렸다. 그 과정에서 여당 내부와 정성호 법무장관이 반대했고, 사회 전 분야에서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원래 취지대로 변경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세심하게 점검하고 부족하거나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신속하고 과감하게 그리고 철저히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으로 민주당의 개정안을 수용하는 동시에 개정 형소법의 부작용에 대한 국민적 우려에 공감한 것이다. 당과 국민 중 누가 무서운지에 따라 개정 형소법의 유효기간을 결정할 여지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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