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머니’가 신분당선과 4호선을 타고 경기도 부동산 시장 최상급 주거지로 꼽히는 성남시 분당구와 과천시로 흘러들어가는 모양새다. 주식 시장에서 ‘포모(FOMO, 불안) 심리’가 확산되며 반도체주에 자금이 쏠린 것처럼, 도내 부동산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처럼 투톱을 유지하는 과천과 분당에 수요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세제개편을 통해 초고가 ‘똘똘한 한 채’를 정조준한(8월4일자 1면 보도) 것이 분당과 과천의 아파트 거래에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쏠린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월 전용면적 84㎡ 기준 경기도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는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봇들7단지엔파트(2009년 입주)’로 조사됐다. 이 단지는 지난 5월에도 경기도 국민면적 최고가 1위에 등극, 2개월 연속 왕좌를 놓치지 않고 있다.
매매가는 오름폭을 키웠다. 지난 6월24일 이곳 전용 84.82㎡ 6층은 중개거래를 통해 28억원에 새 소유주를 찾았다. 동일면적은 전달 27일 25억9천만원(4층)에 실거래됐다. 한달만에 직전거래 대비 2억1천만원 오른 금액에 매매계약서를 쓴 셈이다. 지난 5월 최고가(전용 84.98㎡·7층·27억원)와 비교해도 1억원 상승, 전용 84㎡ 전체 타입 통틀어 신고가를 경신했다.
국민면적 최고가 1위가 28억원을 돌파한 것은 올1월 전용 83.2㎡ 2층 주택이 28억4천만원에 매매된 과천 ‘주공8단지(1983년 입주)’ 이후 5개월 만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춤했던 최고가 상승랠리가 다시 이어지는 셈이다.
2·3위 단지도 상승했다. 2위에는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2020년 입주)’이 이름을 올렸다. 전용 84.95㎡가 27억8천만원(24층)‘에 중개거래됐다. 지난 4월 동일면적 실거래가 26억5천만원(19층) 대비 1억3천만원 상향된 금액이다. 3위는 분당구 정자동 주상복합 ’파크뷰(2004년 입주)‘로 전용 84.99㎡ 29층이 26억4천만원에 매매됐다. 직전거래는 전달 24억8천만원(28층)이다.
이러한 오름세는 한국증시를 부양한 반도체 훈풍과 무관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지난 6월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가 9천선를 돌파하며 국내 증시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경기도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유가증권시장을 견인한 영향인데, 반도체 훈풍은 증시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호실적 속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의 내년도 성과급이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기대감이 고스란히 도내 부동산 시장에 녹아들었다. 셔세(셔틀+역세)권으로 각광받으며 올해 아파트값 누적상승률 1위를 기록한 화성시 동탄구가 대표적 사례다. 기대감은 동탄과 용인시 기흥구를 넘어 경기도 전통 부촌 성남 분당과 과천으로 흘러가며 한강과 가까워지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동시에 도내 국민면적이 30억원을 넘어설 지도 관심이 커진다. 정부의 세재 개편으로 30억~40억원 주택부터 종합부동산세 세액 부담 변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서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 정책이 어디로 갈지 모르다 보니 현 부동산 시장은 신고가와 신저가가 공존하고 있다”며 “정부가 똘똘한 한채 채를 겨냥함에 따라 조세 부담분이 부동산 가격으로 전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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