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내용 하루 10번… 피로도↑

시도때도 없이 울려 알림 끄기도

행안부 “인접 지자체 발송 개선…”

전문가, 속성·위험도 세분화 조언

5일 행정안전부, 경기도청, 수원시, 용인시 등에서 폭염 관련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사진은 핸드폰 화면 캡처본. 2026.8.5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5일 행정안전부, 경기도청, 수원시, 용인시 등에서 폭염 관련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사진은 핸드폰 화면 캡처본. 2026.8.5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

경기도 전역에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폭염과 관련한 긴급재난문자에 대한 도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긴급재난문자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특히 31개 시·군이 촘촘하게 맞닿아 있는 지역 특성상 도민들은 본인이 거주하는 지자체 뿐만아니라 인접 지자체에서 발송하는 긴급재난문자까지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 발송기준과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5일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데이터공유플랫폼에 따르면 전날 도내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자 대부분의 지자체(고양·성남·파주·과천 제외 27곳)가 폭염 관련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다.

지자체 외에도 행정안전부에서 총 4번(오전 10시·오후 1시·오후 4시께 등), 경기도에서 2번(오전 10시·오후 12시께)의 문자를 도민들에게 보냈다.

‘야외활동을 자제해라. 충분히 물을 마시고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는 등 건강관리에 유의하라’, ‘물놀이 시 준비운동·구명조끼 착용·위험지역 접근 금지’, ‘열대야주의보 발효 중’ 등 폭염에 대비한 주의사항을 전달하는 내용이다.

이처럼 도민들이 많게는 하루에도 10번씩 폭염과 관련한 비슷한 내용의 긴급재난문자를 받자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수원시에 거주하는 김모(29)씨는 “서울로 출퇴근하는데, 이동하면서도 그 지역에서 발송하는 재난문자가 계속 온다”며 “회사에서도 긴급재난문자 알림이 시도 때도 없이 울려서 아예 알림을 꺼놨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지해 긴급재난문자 발송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발송하기 전 타 기관에서 중복되는 내용 문자를 발송한 이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했지만, 실효성은 떨어지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안전 관리를 엄격하게 하라는 지자체장 지시가 있어서, 이번주엔 폭염 관련해서 하루에 3번씩은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했고, 최대한 다른 기관 문자와 겹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타지자체에서 문자를 보낼 상황이 아닌데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 때면 (어쩔 수 없이) 문자를 발송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행안부 관계자는 “각 지자체에 문자를 발송하지 말라고 강제할 수는 없다”며 “이동통신사의 기지국을 통해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기 때문에 여러 지자체가 인접해있는 경기도의 경우 타지자체 문자까지 받을 수 있다. 기술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개선할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재난 속성과 위험도 등에 따라 긴급재난문자 발송기준을 세분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폭염 관련 주의사항은 긴급성이 있지는 않기 때문에 꼭 긴급재난문자가 아니더라도 다른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전파하는 편이 낫다. 긴급재난문자는 시민들이 문자를 받고 바로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경우에만 발송하도록 하는 등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긴급재난문자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영지기자 bbangzi@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