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직들 솔선수범 긴축재정 명분

1회성·불요불급 사업 원점 재검토

구조·인력 재배치 운영 비용 감축

부동산 취득세 중심 세원 다변화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재정 상황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추 도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경기도의 재정 상태를 ‘비상 상황’으로 공식 규정했다. 2026.8.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재정 상황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추 도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경기도의 재정 상태를 ‘비상 상황’으로 공식 규정했다. 2026.8.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이날 도 재정이 비상 상태에 놓였다는 사실을 공식 인정하면서 네 가지 대책을 제시했다. 지출 최소화를 골자로 한 4대 비상 대책이 올해 하반기 추경안부터 반영되면서 민선9기의 사업과 조직 개편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추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저부터 책임을 다하겠다”면서 도지사를 비롯해 부지사·실국장 등 도 고위공직자의 업무 추진비 등 경비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강도 높은 지출 구조조정에 앞서 불필요한 비용을 직접 줄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앞서 도는 부동산 취득 세수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지난 2023년에도 재정난 극복을 위해 업무추진비를 10% 삭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추 지사의 이날 발언 역시 지사와 고위 공무원들이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강도 높은 재정 긴축의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추 지사는 “일회성 행사와 불요불급한 사업은 즉시 중단하거나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간 관행적으로 이뤄진 연구용역이나 민간위탁·대행사업 역시 필요성을 다시 평가해 추진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제2회 추경을 앞둔 도는 지난달 각 실·국에 추경안에 반영할 감액안을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목표로 잡은 감액 규모만 총 7천733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실·국이 기존에 추진하던 사업이나 용역 의뢰 중 상당수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업과 연구용역뿐만 아니라 민선9기에서 추진할 신규 정책과 사업까지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추 지사는 비대해진 도 조직을 재정비해 운영에 드는 비용을 줄이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출범 이후 첫 조직 개편을 앞둔 도 실·국의 규모와 구조에도 큰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추 지사는 조직 개편을 통해 실·국과 산하 공공기관의 구조와 인력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동연 전 지사의 역점 사업인 경기국제공항 추진과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추진이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되면서 민선8기에서 신설된 조직들이 통폐합될 가능성이 높아진 데 이어, 실·국 전반에 통폐합 기운이 맴돌게 된 것이다.

이렇다 보니 인사 계획과 규모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추 지사가 제시한 마지막 비상 대책은 도 세입 구조 개선이다. 부동산 취득세 중심인 현행 세입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 취득세에 의존하는 세입 구조는 도 재정 구조의 만성적인 문제로 꼽힌다.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던 지난 2022년 11조원에 달한 부동산 취득세는 올해 8조1천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추 지사는 최근 법인세 등 국세 일부를 광역지방자치단체에 배분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시군세에 해당하는 법인지방소득세 일부를 도로 귀속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최근 국세에 속하는 법인세를 도에 배분하는 방식의 선회 방안도 고민한 것으로 풀이된다.

추 지사는 이날 “지방소비세를 확충하고 국고보조사업의 지방비 부담을 개선하겠다”는 것을 도정 과제로 삼기도 했다. 정부는 국세인 부가가치세 중 25.3%를 지방소비세 명목으로 전국 광역지자체에 배분하고 있는데, 지방소비세의 현행 비율을 35%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마주영기자 mang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