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족 민생예산 9개월분만 편성
한도 99.6% 육박 지방채 발행 지적
목적 분명 기금 일반회계 옮기기도
5일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도의 재정난을 설명하면서 사실상 김동연 전 도지사의 도정을 비판했다.
추 지사는 5일 기자회견에서 민선 8기 도의 예산 운용 실태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재정 부족을 이유로 주요 민생 예산을 9개월분만 편성한 점, 목적이 분명한 기금을 허물어 일반 예산으로 쓴 점 등이다.
그는 “(9~12월)남은 3개월분 예산은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도정에 대한 신뢰를 가장 크게 구멍내는 것이다. 어느 가장이 가계를 꾸릴 때 추석 때까지만 살림을 짜고 나머지는 로또 되면 해야지, 라고 하나. 이것만큼 큰 신뢰의 위기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방채를 발행하고 기금을 활용한 점에 대해서도 추 지사는 “지난해 도는 한 해 동안 한도의 99.6%에 육박하는 지방채를 발행했다. 이런 지방채 발행은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고 한다. 이것으로도 부족해 지난해 5월엔 용도가 명확하게 정해진 기금까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그리고 이후 각종 기금에 있던 약 5천588억원을 일반회계 등에 끌어다 썼다. 남북교류협력기금은 384억원이 있는데 다 일반회계로 옮겨 써서 44억원이 남았다. 올해, 내년 20억원씩 쓰면 없다”며 “기금으로 여러 기획된 사업들을 할 수 없는데도 실국들은 그냥 묵인한 것이다.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6월 추 지사의 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도 재정이 위기임을 강조하면서 우회적으로 민선 8기 도정에 책임을 지적한 바 있다. 도 재정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취득세가 지난 2022년 이후 감소 추이를 보였음에도 재정난 심화를 대비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에서다.
이런 가운데 야권을 중심으로 김 전 지사 이전에 도를 이끈 이재명 대통령에 재정 악화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준석(화성을) 개혁신당 대표는 추 지사의 발표 이후 SNS를 통해 “이 대통령이 도지사였던 지난 2020년 1조7천억원대였던 경기도 빚이 2021년 2조9천억원대로 한 해 만에 64.5% 늘었다”며 “추 지사는 민선 8기만을 지목했지만 언제 시작됐는지 도민이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기정·한규준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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