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인일보DB
경기도내 아모레퍼시픽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매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인일보DB

K뷰티가 글로벌시장에서 역대급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은 114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세계 1위 미국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그러나 국내의 오프라인 화장품 로드숍(길거리 매장)은 장기불황에 고전하고 있다. 전국의 화장품 가게 수는 2023년 3만9천193곳에서 올해 5월 3만4천546곳으로 2년여 만에 무려 4천647곳이 문을 닫았다. 가성비 높은 중저가 화장품 판매로 K뷰티를 향도해온 1세대 로드숍들이 한계상황에 직면했다.

소비자들의 구매패턴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과거에는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의 신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해당 브랜드 매장을 직접 방문했으나 최근에는 여러 브랜드 제품을 한 공간에서 비교하고 성분과 가격, 후기 등을 확인한 뒤 구매하는 것이 대세여서 단일 브랜드 중심의 로드숍 경쟁력이 떨어진 것이다. CJ올리브영으로 대표되는 헬스앤뷰티(H&B) 스토어와 창고형 매장 등 다양한 브랜드를 한 번에 비교할 수 있는 오프라인 멀티채널들이 새로운 소비창구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 화장품 시장의 약진은 더욱 두드러져 지난 5월 온라인 화장품 거래액은 1조5천661억원으로 작년 5월보다 36.6% 증가했다.

가맹본부의 가맹점 홀대는 설상가상이다. 4일 경기북부에서 ‘이니스프리’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A씨는 한 달 넘게 인기 제품인 남성 전용 올인원(스킨+로션)을 공급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본부는 제조 금형 고장을 이유로 들었지만 A씨는 온라인 채널에 물량을 우선 공급하는 것으로 의심하는데 이는 빙산의 일각이다. 쿠팡 등 유통 공룡들이 온라인 할인행사를 할 경우 가격이 매장보다 저렴해 로드숍들은 속수무책이다.

그동안 가맹점주들은 사업자단체를 구성해 본부에 협의를 요구해도 대표성 부족 등을 이유로 거부당하는 사례가 반복됐다. 지난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주의 협상력 강화를 위해 가맹점주 10% 이상 또는 1천명 이상이 가입한 점주 단체와 가맹본부가 의무적으로 협의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으나 ‘최소 30명 하한’ 규정이 화근이다. 2024년 현재 가맹점 수가 30곳 미만인 전국의 가맹본부가 전체의 88% 이상이다. 가맹본부 10곳 중 9곳은 점주들 전원이 가입해도 협의권을 가진 단체 구성이 불가하다. 가맹점들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