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영입·육성·예산 구축 내년 준비해

광고 수입 감소, 스폰서 협력·자체적 수익 모델

전문 인사로 경쟁력·지속가능성 확보

‘전광판 교체’ 공약… 실제 변화로 팬들 신뢰도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도 변화를 맞았다. 인천 유나이티드 정관에 따라 박찬대 인천시장이 구단의 ‘당연직 구단주’로 공식 취임한 것이다. 새 구단주 박찬대 인천시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구단 안팎에서는 변화에 대한 기대와 함께 신임 구단주가 제시할 새로운 운영 방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시민구단은 단순한 프로스포츠 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시민의 자부심과 도시 가치를 높이는 무형의 공공자산이다. 새 구단주가 눈앞의 리그 성적표를 뛰어넘어, 외부 흔들림에도 흔들리지 않는 ‘지속가능한 구단 체계’를 다지는 데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최근 홈 경기장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는 현 대표이사 퇴진을 요구하는 함성이 터져나오는가 하면 현수막이 내걸리는 등 구단 운영을 둘러싼 팬들의 불만도 표출되고 있다. 시험대에 오른 박찬대 신임 구단주가 들여다봐야할 당면 과제를 짚어본다.

■ 강등 부담 줄어든 2026시즌 후반기… 미래 준비할 적기

지난달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안양과의 경기 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지난달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 FC안양과의 경기 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박찬대 인천시장.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올 시즌 K리그1에 참여한 구단은 승강 경쟁에서 비교적 부담을 덜었다. 내년 시즌 K리그1이 14개 팀으로 개편되기 때문이다.

올해 연고지 계약이 종료되는 김천 상무가 최하위를 기록할 경우 단독 강등이 확정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최하위 1개 팀이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선다. K리그2에선 최대 4개 팀이 승격한다.

월드컵 휴식기 이후 재개된 후반기 현재 인천의 성적은 6위다. 각 팀들이 촘촘한 승점 차 속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인천은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상위권 진입도 가능하다. 최근 4경기 연속 무패(2승2무)를 기록하는 등 하반기 들어 더욱 안정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초 출정식에서 윤정환 감독은 상위 스플릿 진출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목표로 내걸었다.

내년부터 K리그1은 다시 본격적인 승강 경쟁에 돌입할 전망이다. 과거 ‘생존왕’, ‘잔류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인천이 다시 치열한 경쟁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후반기 동안 내년 시즌 운영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구단주가 구단으로부터 내년 선수 영입 방향과 육성 계획, 예산 운용 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주문하고, 이에 맞는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매 홈 경기를 직관하고 있는 박영복 전 인천 유나이티드 대표이사는 “서재민, 후안 이비자 등 알짜 영입이 있었지만 선수단 구성은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과 큰 틀에서 비슷하게 유지됐다”며 “시즌 초반에는 적응에 시간이 필요했지만, 윤정환 감독의 지휘 아래 이제는 전북, 울산 등 강팀을 상대로도 경기력이 대등한 수준으로 안정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올 시즌 선수단 구성과 경기력은 전임 구단주 체제에서 만들어진 결과”라며 “사실상 박찬대 구단주의 운영 성적표는 2027시즌 성적으로 평가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스폰서십 확대 등 자생력 갖추고 있나 들여다봐야

경기 시작 전 서포터스 ‘파랑검정’의 함성에 맞춰 힘차게 움직이는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경기 시작 전 서포터스 ‘파랑검정’의 함성에 맞춰 힘차게 움직이는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인천은 매년 시와 인천경제청을 통해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이는 구단 연간 운영 재원의 절반 이상 규모다. 구단의 수익 구조를 보면 보조금 의존도가 높다. 보조금을 제외한 자체 수익은 상품 판매, 입장권·시즌권 판매, 이적료 수입, 광고 수입 등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해 5월 공개된 자료를 보면 최근 전체 매출 규모가 감소한 가운데 보조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커졌다. 2024년 보조금 비중은 46.5%였지만, 2025년 48.04%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65.67%까지 높아졌다.

반면 광고 수입은 감소세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24.3%에서 2025년 23.07%로 낮아졌다. 올해 1분기에는 11.58%에 그쳤다. 입장권 판매와 상품 매출 등 팬 기반 수익은 일정 수준 유지되고 있지만, 시민구단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서는 광고·스폰서십 등 기업 협력을 통한 추가 수익 확대가 필요하다.

구단주가 프런트에게 단순한 시즌 운영 계획을 넘어 스폰서십 확대, 팬 마케팅 강화, 지역 기업과의 협력 등 구체적인 수익 확대 전략을 요구해야 한다. 시민구단 특성상 지자체 지원은 불가피하지만, 시 재정 상황에 따라 운영 기반이 흔들리지 않도록 자체적인 수익 모델 마련이 시급하다.

인천시는 최근 재정 부담 속에서 e음카드 캐시백 등 각종 사업 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구단 역시 공공 지원에만 의존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재정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올 시즌 인천은 얇은 선수층에도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규모 보강을 하지 못했다. 한정된 예산 안에서 운영비를 줄여 선수 영입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대표이사 등 프런트가 스폰서 유치와 수익 창출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나라살림연구소 손종필 소장은 올해 2월 ‘2026년 프로축구 시·도민구단 지원 예산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업구단에 비해 재정적 지원이 부족할 수밖에 없는 시·도민구단의 특성상 안정적인 재원 확보와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수입원 창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 공공성과 전문성의 균형 찾아야

2025 시즌 K리그2 우승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2025 시즌 K리그2 우승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단.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시민구단으로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책임 있는 운영 체계 마련도 과제다.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공공성과 프로 스포츠 구단으로서 전문적인 운영 역량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특히 대표이사와 사무국장 등 주요 인사 선임 과정에서 전문성과 경영 역량을 검증해야 한다. 시민구단 대표이사는 반드시 축구 전문가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구단 운영을 위한 조직 관리 능력과 재정 안정화 역량, 기업·지역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능력 등을 두루 갖춰야 한다. 단순히 정치적 고려에 따른 인사가 이뤄질 경우 구단의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는 어렵다.

주주 구조 역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인천시체육회가 구단의 약 14%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다. 창단 당시에는 인천시장이 시체육회장을 겸임하면서 형성된 구조였지만, 현재는 민선으로 선출되는 시체육회장과 인천시장이 별도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시체육회장은 구단 이사이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권한과 책임은 불명확하다.

■ “관람 환경 개선 약속 지켜달라” 팬들의 목소리

인천 유나이티드 홈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응원석을 가득 채운 서포터스 ‘파랑검정’.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인천 유나이티드 홈인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응원석을 가득 채운 서포터스 ‘파랑검정’. /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오랫동안 바랐던 숙원 사업인 전광판 교체가 꼭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앞으로 팬들의 목소리도 많이 들어주길 바랍니다.”

한 인천 팬에게 새 구단주에게 바라는 점을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시민과 함께하는 구단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 역시 새 구단주가 풀어야 할 숙제다.

박찬대 시장은 후보 시절 ‘전광판 교체’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현재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의 전광판은 경기장이 건립된 2012년에 설치됐다. 화질 저하뿐 아니라 선수 교체, 득점 장면, 잔여 시간 등 관객들이 경기 흐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 제공에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부석 반대편 관중석에서는 전광판 시야 확보가 어렵다는 불편도 제기돼 왔다.

새 구단주가 공약을 실제 변화로 이어가는 것이 팬들과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 될 전망이다.

/백효은기자 10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