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풍력 갈등 키우는 해상경계
안산 풍도 풍력 사업 설명회 절차
‘불과 7㎞ 거리’ 옹진군 어민 제외
사업자 “관할 해역 아니다” 주장
인천 앞바다에서 우후죽순 해상풍력발전사업이 추진되면서 어민 보상 등을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육지와 달리 바다는 명확한 해상 경계선이 정해져 있지 않아 향후 어민들은 물론 섬을 끼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간 분쟁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상풍력발전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에 앞서 정부가 해상 경계를 명확히 하는 제도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인천과 인접해 있는 경기 안산시 풍도 해상에서 해상풍력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A사는 지난 6월부터 인근 지역 어민들을 대상으로 주민 설명회를 포함한 사전 행정 절차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천 지역 어민들은 참가 대상에서 제외돼 인천 옹진군이 반발하는 일이 발생했다.
풍도 해상풍력이 진행되는 곳은 풍도 남쪽으로 맞붙은 15.8㎢ 규모 해역이다. 이곳으로부터 인천 옹진군 자월면 승봉도까지 거리는 불과 7㎞로, 인천 어민들도 주변에서 어업활동을 한다.
사업자는 발전단지 예정지가 인천 옹진군 관할 해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천 섬 지역 의견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사업자가 주장하는 발전단지 예정지 대부분이 경기 안산시에 속하고, 남동쪽 일부가 충남 당진시 관할에 들어갈 뿐 옹진군은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옹진군은 풍도 해상풍력사업에 대한 추가 행정절차 진행 시 인접한 인천 섬에도 내용을 공유해줄 것을 안산시에 요청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A사는 해상풍력사업 예정지에 옹진군이 관할하는 해양구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현재 인천 옹진군과 경기 안산시 사이에 위치하는 바다는 법적으로 명확하게 그어진 해상 경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A사는 사업구역 인근 자치단체의 해안선에서 등거리 기준을 적용해 해상 경계를 임의로 정했고 이를 바탕으로 어민 보상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서해 중심 경제적 이권 갈등 증가
‘인천~충남’ 해역 일부사업 진행
“국가 차원서 법·제도 마련해야”
문제는 앞으로 이런 분쟁 사례가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바닷모래 채취로 인한 해상 경계 갈등이 많았지만 최근 들어 서해를 중심으로 풍력발전 사업이 대규모로 진행되면서 경제적 이권이 달린 해상 경계 갈등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자치단체 간 해상 경계 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행정소송이나 헌법재판소에 심판을 청구해 판단을 구하는 것이 유일하다. 수년이 걸리는 이 기간 동안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해상풍력발전사업이 본격화하기 전에는 광업권(바닷모래 채취), 어업권(면허 어장), 바다 매립으로 인한 자치단체 간 해상 경계 분쟁이 대부분이었다. 옹진군도 2005년 선갑도와 가덕도 인근 해역의 바닷모래 채취 허가권 등을 두고 충남 태안군과 해상 경계선 분쟁을 벌였고, 4년 동안 법정 다툼 끝에 승소한 사례가 있다.
최근에는 전국적으로 해상풍력사업이 증가하면서 인·허가권과 보상 대상 범위 등으로 해상 경계선 분쟁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해상풍력으로 자치단체가 얻을 수 있는 공유수면 수익을 비롯해 지역에 대한 유무형의 기여도가 상당해 분쟁의 불씨가 된다.
현재 인천에서는 9개 사업자가 12개의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을 추진 중으로, 이 중 일부 발전단지 예정지는 앞선 풍도 해상풍력 사례와 유사하게 인천과 충남 사이 해역에 위치한다.
국립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박성현 교수는 “해상 경계는 더 이상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해상 경계를 단순한 행정구역 문제가 아니라 국가 해양정책과 지방분권, 해양산업 육성 기반 인프라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법적·제도적 기준을 국가 차원에서 명확히 마련해 미래의 갈등을 예방하고, 해양공간을 보다 효율적이고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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