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처음부터 법상 경계 안돼

‘등거리 기준’ 국내 실정맞게 변화

해상 경계선과 관련해 국립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박성현(사진) 교수는 “정부가 사후 분쟁 해결보다 사전에 갈등을 예방할 수 있는 체계로 정책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제강점기 이후 우리나라는 법률과 지적공부를 통해 육지의 행정구역을 명확하게 관리해왔다. 하지만 바다는 처음부터 법률상 경계가 설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박 교수는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해상풍력발전, 해저케이블, 해양관광, 양식산업 등 해양 공간의 경제적 가치가 커지면서 지방자치단체 간 해상 경계가 곧 경제적 이익과 직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방자치법’이나 별도의 ‘지방자치단체 해상경계법’을 제정해 기본 원칙과 획정 기준을 명확하게 규정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국제해양법에서 발전해 온 등거리 기준을 국내 실정에 맞게 제도화해야 한다”며 “역사적 관할권 행사, 주민의 생활권과 어업권, 행정의 연속성 등을 법률에 명시해 해상 경계의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정부 차원의 상설 ‘해상경계조정위원회’를 설치하고, 국가 차원의 통합 해양공간 정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국가기본도와 행정 관행, 개별 법률상 관리구역 등이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국가가 해상 행정 정보와 관할권 행사 이력, 각종 인허가 현황 등을 통합 관리하는 ‘디지털 해양공간 플랫폼’을 구축한다면 향후 행정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경욱기자 imj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