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심각한 서해, 올해 297억 부족

폐기물 처리·간판 교체비도 못 구해

검단, 청사 5년 임대료 105억 ‘빠듯’

신청사 건립 계획 구체화에 어려움

제물포·영종 등도 추경안 마련 나서

“통합기금까지 헐어 써야 할 처지”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으로 새롭게 출범한 4개 구가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검단구 임시청사, 영종구 임시청사, 제물포구 송림청사, 서해구청 청사 전경 2026.6.2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으로 새롭게 출범한 4개 구가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검단구 임시청사, 영종구 임시청사, 제물포구 송림청사, 서해구청 청사 전경 2026.6.22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형 행정체제 개편으로 새롭게 출범한 제물포·영종·서해·검단 등 4개 구의 올해 부족 예산이 48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120억원에 이르는 구멍 난 예산을 메우기 위해 각 기초자치단체가 추가경정예산안 마련에 나섰지만, 재원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부 기초자치단체는 공무원들에게 지급해야 할 필수 인건비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서해·검단구 “직원 월급도, 청사 임대료도 막막”

인천 지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상황이 심각한 곳은 행정체제 개편으로 기존 서구에서 분리된 서해구와 검단구다.

서해구는 올해에만 297억원의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파악했다. 연가보상비와 시간외수당 등 필수 인건비 126억원을 확보하지 못했고, 올해 배정된 폐기물 처리 비용 등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당장 바뀐 구 명칭을 정비할 간판 교체 예산(11억원)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검단구 역시 하반기 필수 사업비와 인건비 등 152억원의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옛 서구 청사를 그대로 사용하는 서해구와 달리, 검단구는 청사를 임차해 사용하고 있어 향후 5년간 임대료와 보증금으로만 105억원이 투입돼야 한다. 가중되는 재정 부담 탓에 신청사 건립 계획은 아직 구체화조차 못 하고 있다.

■ 제물포·영종구도 ‘살얼음판’… 통합기금 빼 쓸 판

기존 중구와 동구 지역을 재편해 탄생한 제물포구, 영종구의 예산 사정도 녹록지 않다.

올해 35억원의 예산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본 영종구는 공무원 인건비 등 급한 불은 껐지만 도로·하천·공원 등 통상적인 정비 사업비 35억원이 모자라 추경안 마련에 나섰다. 영종구는 구청사뿐만 아니라 보훈회관 등 주요 산하 기관 건물까지 임차해 사용하고 있어, 매년 수십억원의 임차료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내년부터는 신청사 건립을 위한 부지 매입을 비롯해 운서2동 동 주민센터 건립에 1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 여력이 부족하다 보니 추가 지방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제물포구는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옛 중구 내륙 지역을 관할하게 되면서 행정 수요가 폭증, 관련 예산도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올해 필요한 수십억원의 예산을 마련하기 위해 추경안을 짜고 있다.

제물포구 관계자는 “내년에는 구립요양원 건립 등 대형 사업을 위해 모아둔 ‘통합재정안정화기금’까지 헐어 써야 할 처지”라고 설명했다.

■ 덮친 세수 한파… 기존 인천 군·구도 ‘비명’

행정체제 개편 대상에서 제외된 기초자치단체들도 극심한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복지 사업으로 인한 지출 증가와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세입 감소가 맞물리면서 예산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남동구는 올해 주요 사업 예산 1천100억원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최근 ‘재정혁신 TF’를 꾸려 고강도 세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방채 발행으로 누적된 빚만 207억원에 달하고 앞으로 추진해야 할 주요 사업 예산까지 합해 보면 향후 4년간 총 8천349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

섬 지역인 옹진군은 주요 세입원이었던 바닷모래 채취료가 건설 경기 악화로 급감하며 타격을 입었다. 매년 200억원에 달하던 관련 세입은 올해 상반기 70억원 수준으로 반토막 났다.

미추홀구는 전체 세출의 73% 가량이 복지비로 묶여 있어 가용 예산이 부족한 실정이다.

비교적 재정자립도가 높은 연수· 부평·계양구 역시 복지 예산 증가와 세수 감소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강화군은 기금 예산의 절반가량인 270억원을 일반 회계로 돌려쓰는 고육지책을 썼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홍근석 연구위원은 “복지비 등 고정 지출은 줄지 않는데 세입은 한정적이라 기초자치단체가 가용 예산을 쥐어짜기 어려운 구조”라며 “특히 행정체제 개편이나 선거 시기가 맞물리면 미래 추계 없이 예산을 소진하는 경향이 있어, 출범 초기 새 조직이 쓸 예산이 없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운·조경욱·정선아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