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비율, 전국 최고… 살림 옥죄는 ‘낡은 지방세제’

 

‘위기·주의’ 지정될 수준 아니지만

예산 대비 채무비율, 매년 증가세

인구 증가 따라 고정지출도 늘어

빚을 빚으로 막는 ‘악순환’ 우려

“취득세 의존도 높아… 개선 필요”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재정 상황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추 도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경기도의 재정 상태를 ‘비상 상황’으로 공식 규정했다. 2026.8.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재정 상황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추 도지사는 기자회견에서 경기도의 재정 상태를 ‘비상 상황’으로 공식 규정했다. 2026.8.5 /최은성기자 ces7198@kyeongin.com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5일 ‘재정 비상상황’을 선언하며 “마른 땅에 풀 한 포기 남지 않았다”고 비유했다. 또 “불과 2~3년 뒤에는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해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인일보는 경기도의 재정지표를 통해 ‘경기도 재정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실제 매년 도의 재정지표는 악화되고 있었다. 매년 지출해야 할 비용은 늘어나지만 세입은 줄어드는 구조적 문제도 지표를 통해 명확히 드러났다.

다만, 아직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될 수준은 아니다. 절대적 재정지표로만 봤을 땐 ‘사실상 부도 상태’로 보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추 지사의 경고처럼 ‘빚을 빚으로 돌려막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도 도 재정의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절대적 지표, ‘재정 위기’ 수준은 아니다

9일 지방재정통합공개시스템(지방재정365)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경기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1.95%다. 지방재정법 시행령은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5% 초과 40% 이하면 ‘재정주의단체’, 40% 초과면 ‘재정위기단체’로 지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즉 경기도는 ‘재정위기단체’는 물론 ‘재정주의단체’로 지정될 수준은 아니다. 같은 해 수도권 광역단체인 서울시(20.53%), 인천시(11.28%)와 비교했을 때도 비슷하거나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자체 재정수입 중 채무잔액의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인 ‘관리채무상환비율’ 역시 정부 기준을 밑돌았다. 2024년 기준 경기도의 관리채무상환비율은 8.39%로 ‘행정안전부가 재정진단을 실시하는 기준(12% 초과)’보다 낮았다.

다만 도는 지난해와 올해 총 1조6천억원의 지방채를 발행하는 등 채무 비중이 늘어, 채무관련 지표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도가 집계한 2025년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12.55%로, 전년 대비 0.6%p 증가했다. 다만 이 역시 ‘재정위기단체’ 기준을 밑도는 수치다.

도의회에서도 도의 재정 상황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가 있단 주장이 제기됐다.

장한별 경기도의회 운영위원장은 지난 22일 열린 경기도지사 비서실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서 “경기도의 채무가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가에 대한 기준점을 다시 한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문제는 ‘증가 추세’… 늘어나는 채무 상환 부담 경고등

문제는 경기도의 재정 지표가 매년 악화하고 있단 점이다. ‘예산 대비 채무비율’과 ‘관리채무상환비율’은 모두 낮을수록 재정이 건전하다는 뜻인데, 도의 경우 이 같은 지표들이 최근 수년간 상승했다.

도의 예산 대비 채무비율은 2013년 20.13%를 기록한 이후 2020년 4.53%까지 감소했다. 이후 2021년 6.28%, 2022년 9.12%, 2023년 11.61%, 2024년 11.95% 등 매년 증가 추세를 보였다.

관리채무상환비율 역시 2021년 2.19%에서 2022년 4.31%, 2023년 7.27%, 2024년 8.39%까지 증가했다.

행안부가 작성한 ‘지방자치단체 재정분석 종합보고서’는 이 점을 언급하며 “지역개발채권 발행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신규 지방채 발행을 최소화하고 사전적 적절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김유리 나라살림연구소 연구팀장은 “경기도의 경우 관리채무상환비율이 3년 새 세 배 넘게 증가하는 등 상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원인은 ‘낡은 지방세제’로 인한 구조적 문제

경기도의 채무 관련 지표가 악화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재정구조’가 꼽힌다. 흔히 인구수가 증가하면 그만큼 세입이 많아져 재정적 여유가 커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복지비용과 같이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매년 지출해야 하는 고정비용도 늘어서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잘 보여주는 지표가 ‘경상수지비율’이다. 경상수지비율은 매년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수입 중 인건비, 복지비와 같이 필수적으로 나가는 고정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낮을수록 지자체의 재정적 여유가 크단 의미다.

경기도의 경상수지비율은 2024년 기준 17개 광역단체 중 가장 높은 86.09%를 기록했다. 서울시(73.63%)와 인천시(62.92%)를 크게 웃돌았다. 특히 도의 경상수지비율은 2021년(77.91%) 이후 2022년 81.66%, 2023년 83.26% 등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전성만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 재정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경기도의 경우 취득세 의존도가 높은데,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법인지방소득세)공동세원화 등 방법은 도내에서 기초단체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제언했다.

/김태강·마주영기자 thin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