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예정 장기간 지연 경제적 피해

300여명 월세·친척집 전전 ‘고통’

지난 5월 말 입주 예정이었지만 시행사의 기업회생절차로 현재까지 입주가 지연되고 있는 이천 백사 신안2차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 /독자 제공
지난 5월 말 입주 예정이었지만 시행사의 기업회생절차로 현재까지 입주가 지연되고 있는 이천 백사 신안2차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 /독자 제공

“직장이 이천이라 비록 임대지만 부푼 꿈을 안고 원주에서 왔는데, 입주가 계속 늦어지면서 원룸을 떠돌고 있습니다. 앞이 캄캄합니다.”

이천 신안의 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 시공사가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가운데, 공사대금 미지급에 따른 지역 협력업체들의 유치권 행사(6월30일자 8면 보도)에 이어 입주예정자들이 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아파트의 남은 공정 마무리와 사용승인 등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입주예정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8일 백사면 모전리 일대 ‘이천 신안실크밸리 2차 공공지원 민간임대아파트’의 일부 입주예정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당초 5월 말에서 입주가 장기간 지연되자 전·월세 계약 연장 비용, 이사 일정 변경, 대출 문제, 추가 주거비 부담 등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불확실한 입주 일정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도 토로하고 있다.

단기 임대 원룸의 계약기간이 만료돼 또다시 임시 거처를 구하고 있다는 입주예정자 A씨(30)는 “지난 5월 계약 당시 계약금 10%를 납부하고 곧바로 입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다시 방을 구하러 다니는 일이 현실이 됐다”며 “많은 입주예정자들이 신혼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가정, 실거주를 목적으로 계약한 서민들이다. 이사와 대출, 기존 전·월세 계약 등을 모두 아파트 입주 일정에 맞춰 계획했는데 모든 것이 무너졌다. 하루빨리 입주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캠핑장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또 다른 입주예정자 B씨는 “신안 측이 당초 5월 입주를 약속했다가 8월 말로 연기했고, 지난 5월29일에는 돌연 회생 신청 사실을 통보했다. 8월5일 현재까지 준공 신청조차 이뤄지지 않았고 공사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그는 “약 300명의 입주예정자가 입주가 늦어지면서 단기 월세방으로 이동하거나 친척 집에서 생활하는 등 고통을 겪고 있다. 기약 없는 입주 일정으로 얼마나 많은 추가 비용이 발생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고, 입주도 계약 취소도 할 수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라면서 “단순한 입주지연이 아니라 981세대의 주거와 생계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로 공공지원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최소한의 책임과 투명한 설명이 필요하다. 왜 입주예정자들이 이런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신안건설산업(주)측은 사업 정상화를 위해 법원과 금융기관, 관계기관 등과 긴밀히 협의하며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공사 측은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워크아웃 추진과 긴급 운영자금(DIP) 조달, 사업 정상화 방안 마련을 위해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면서 “현재 사업장은 98% 이상의 공정률로 일부 공정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사가 완료된 상태다. 관계기관과의 협의를 조속히 마무리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준공 및 입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전 임직원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천/서인범기자 sib@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