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수여건 악화 속에도 확장 지속
2022년 부동산 시장 냉각 국면
주요 세입원 취득세 감소 압박
‘설상가상’ 지역화폐 예산 삭감
경기도 재정이 비상 상황에 처한 주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는, 민선 8기 ‘확장 재정’이다.
도의 세입 여건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책과 사업을 줄이기 보다 확장을 택해 재정을 어렵게 했다는 것이다.
추미애 지사는 재정 비상을 선언하며 “(민선 8기)지방채를 발행하고 각종 기금까지 끌어다 쓰며 눈속임으로 당장의 위기를 넘겼다”며 “그렇게 하고도 올해 예산조차 온전히 편성하지 못했다. 그 대가는 민생예산의 부실로 이어졌다”고 직격한 바 있다.
이는 결국 부족한 재원을 채우기 위해 지방채까지 발행한 책임을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 취득세 감소로 악화된 재정 여건 속, 확장재정
경인일보가 민선7기·민선8기 지방세 세입 현황을 비교해 본 결과, 도의 재정 상황이 뒤바뀌게 된 것은 민선8기 도정이 시작된 2022년부터다.
민선7기(2018~2021년)에서는 실제 세입액이 예산액을 웃도는 초과세입이 매년 발생했다. 특히 부동산 거래가 활발했던 2021년에는 취득세가 대폭 늘어 본예산액(12조6천억원) 대비 약 33%의 초과세입(4조1천626억 원)이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2022년부터는 상황이 반대로 변했다. 부동산 거래 시장이 냉각 국면을 맞이하면서 도의 주요 세입원인 부동산 취득세 징수가 더뎌진 것이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민선8기 도정 대부분은 당초 예상한 지방세수보다 실제 세수가 적게 걷혔다.
세입 여건이 나빠진 상황에서도 김동연 전 지사는 확장 재정을 선택했다. 경제 위기 속에서 도내 인구 증가에 따른 복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과 예산을 늘렸다는 게 민선 8기의 설명이다.
민선 8기 도정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민선8기가 무작정 돈을 쓴 것처럼 비판받은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 당시 도정은 세수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필요한 돈은 써야 한다고 판단했고, 복지와 민생 사업 중심으로 확장 재정을 펼쳤다”며 “윤석열 정부 때 지역화폐 예산이 삭감돼 도민들의 지역화폐를 전액 도비로 지원한 게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 2023년 예산안에서 광역자치단체 지역화폐 사업에 지원할 국비를 전액 삭감했고, 그 공백을 책임지겠다는 판단 하에 경기도는 그해 지역화폐 사업에 약 954억 원의 비용을 투입했다.
지역화폐, 청년기본소득 등 민선7기부터 이어진 지원책을 이어간 것은 물론 김동연 전 지사의 시그니처 정책으로 불리는 기회소득 등의 추가 복지 사업까지 더해지면서 예산 규모를 키우는 작업이 지속됐다.
당시 정부와 민선8기 예산 편성 규모를 비교해 보면, 정부는 본 예산을 전년 대비 2.8% 늘리는 데 그쳤고, 다음해인 2025년에는 전년 대비 2.5% 인상해 20년 만의 최저 인상률을 보였다.
반면 같은 기간 도의 본 예산은 각각 6.8%, 7.5% 증가했다.
복지 예산도 마찬가지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정부의 전체 예산 중 복지 예산은 30% 중반 대에 머무른 것과 달리, 같은 기간 도의 복지 예산은 40% 초반에서 4년 만에 50%에 가까이 치솟았다.
채무 잔액은 계속 늘어났지만
기존 정책 줄이지 않고 이어가
차기 도정 부담 책임론 도마위
■ 누적된 채무… 확장 재정 적절하게 쓰였는지가 관건
민선7기 초 잠시 감소세로 전환됐던 경기도의 채무 잔액은 민선8기 내내 가파르게 올랐다.
코로나19 상생 국민지원금 지급 등이 이뤄진 2021년부터 갚은 돈보다 빌린 돈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민선8기에서 폭이 커진 것이다.
여기다 도는 지난해 20년 만에 처음으로 지방채를 발행한 데 이어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발행을 이어갔다.
특히 2025년에는 지방채 발행 한도의 99.6%에 달하는 9천430억 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해 논란이 됐다.
당시 도정을 책임진 관계자들은 “지방채를 발행한 것은 이재명 정부의 민생회복소비쿠폰 지급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지방채까지 발행해가며 대규모 예산안을 짠 도정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차기 도정과 미래에 큰 부담을 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우려가 실제 상황으로 이어지면서 김 전 지사의 확장 재정이 필수적이었는지가 민선8기 책임론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 소속의 11대 도의원은 “당시 연구 자료뿐만 아니라 의회에서도 올해 예산이 모자랄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확장재정은)가용 재원을 최대한 만들라는 당시 도정의 의지가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마주영·김태강기자 mango@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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