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최대 3GW 전력생산 구상
道 간척지 대규모 발전단지 활용
농지 훼손 우려속 소통부재 지적
“태양광을 하지 말라는 게 아닙니다. 농민이 결정할 수 있게 하라는 거예요.”
지난 10일 안산시 대부도 시화 간척지에서 만난 황문식 안산시농민회 회장은 인근 논을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4월 화성 화옹지구와 안산·시흥·화성에 걸친 시화지구 등 수도권 간척지를 대규모 태양광 발전단지 부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사와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을 조성해 수도권에서 최대 3GW 규모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정작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 농민들의 의견은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게 황 회장의 주장이다. 황 회장의 큰아버지는 시화방조제가 들어서기 전인 1987년까지 안산시 대부동과 화성시 송산·서신면 앞바다에서 물고기를 잡고 조개를 캐던 어민이었다. 이후 간척지가 조성되면서 당시 어민들과 자손들은 38개 조합을 꾸려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황 회장은 “바다를 막을 당시 어민들에게 우량농지를 만들어 토지를 지급하고 농민으로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도 임시사용 계약만 맺은 채 소작농 신세”라며 “이제는 태양광 사업까지 한다고 하면서 농민들의 의견은 듣지 않은 채 농지에서 밀어내려 한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농지에 태양광 사업을 확대(7월29일자 12면 보도)하는 가운데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농민과 지역 주민이 의사결정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11일 국회에서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등이 주관하고 전종덕 의원 등이 주최한 ‘일방적 희생을 넘어 정의로운 전환으로, 농촌의 목소리를 듣다’ 토론회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농지·산림 훼손과 주민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안산을 비롯해 전남 나주·해남·완도에서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둘러싼 갈등이, 경북 영양·울진에서는 풍력발전 소음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이 있다는 사례가 소개됐다.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지역 주민이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이날 토론회에서 “전환 과정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영리 업체들이 주가 되면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사업을 철회하거나 사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읍·면이나 마을 단위에서 공동체적인 의사결정을 기본으로 해야 정의로운 전환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목은수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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