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림의 날’ 앞두고 자원봉사 체험
2시간 동안 먼지 닦고 학생들 안내
하남고·일본자유의숲학교 학생 방문
월 평균 30여명 발길 “감사한 마음”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기림의 날을 사흘 앞둔, 11일 오후 2시께 광주시 퇴촌면 소재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나눔의 집.
하남고등학교와 일본자유의숲학교 학생 40여명은 이날 나눔의 집을 방문해 역사관과 마림바(타악기) 공연을 관람했다.
경인일보 취재진은 이날 학생들 방문에 앞서 단체관람 일정을 준비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다.
나눔의 집은 홈페이지를 통해 봉사활동 인원을 상시 모집하고 있는데, 이날 자원봉사자는 기자 1명이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학생들이 오기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흉상을 닦는 일이었다. 나눔의집에는 돌아가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흉상이 놓여 있다. 흉상은 비교적 깨끗한 편이었지만, 잘 보이지 않는 부분에 먼지가 앉아 있거나 거미줄이 쳐있었다.
함께 동상을 닦은 서병화 나눔의 집 시설관리팀장은 “하루만 안 닦아도 거미줄이 쳐있다. 매일 닦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 팀장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인 故 이용녀 할머니의 아들로 지난 2024년부터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날 기자가 나눔의 집에서 한 활동은 학생들 안내, 입장권 발권, 마림바 옮기기 등이다.
약 2시간 동안 학생들이 매끄럽게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했다. 일손이 크게 필요한 일은 아닌 듯했지만, 나눔의 집을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관람하는 한국과 일본의 학생들을 보며 나름의 보람을 느꼈다.
김원중 나눔의집 학예사는 나눔의 집 봉사활동이 갖는 의미가 바로 이러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 학예사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나라가 제일 중심이었다. 나눔의 집은 피해자분들이 한 곳에 모여 생활하신 공간으로 인권평화운동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했다”며 “나눔의 집 봉사활동은 부족한 일손을 돕는 의미에 더해, 할머니들의 숭고한 정신을 위해 일한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활동”이라고 했다.
나눔의 집 봉사활동이 할머니들을 위한 ‘영화 제작’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조정래 감독은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故 강일출 할머니의 그림 ‘태워지는 처녀들’을 보고 영감을 얻어 영화 ‘귀향(2017)’을 제작했다. 귀향은 오는 26일 약 10년 만에 전국 극장에서 재개봉한다.
현재 나눔의 집에는 한 달에 평균 3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방문해 크고 작은 일을 돕고 있다. 지난 8일 기림의 날 행사를 앞두고는 10여명의 단체·개인 자원봉사자가 이곳에서 행사 준비를 도왔다.
제2역사관 앞에는 정기적으로 봉사에 참여하는 8개의 단체를 소개하는 사진과 글이 게시돼 있다. 김 학예사는 이들 단체를 소개하며 “할머니들이 나눔의 집에 계실 때는 봉사자들이 할머니들과 함께하는 활동을 했다면, 이후로는 행사 전후로 일손을 돕거나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할 때 도슨트 활동 등을 한다”고 부연했다.
현재 나눔의 집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없다. 지난 2024년 3월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던 할머니 3명이 건강이 나빠져 모두 요양병원으로 거처를 옮긴 뒤 나눔의 집은 주로 할머니들을 기억하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서 팀장은 “나눔의 집 직원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들로서 나눔의 집에 방문하는 자원봉사자들을 보면 항상 감사한 마음이 든다”며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관심 가져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기림의 날(8월 14일)은 1991년 故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날로, 2017년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현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5명이다.
/김태강기자 thin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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