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정비계획법상 3개 권역에 ‘인구감소권역’을 추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뒤 진전 없이 계류중이다. 사진은 인구감소관심지역인 인천 동구의 재개발지구 모습. 2026.3.6 /경인일보DB
인천 성장을 억제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개정 필요성이 민선 9기 인천지역 광역·기초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수도권 규제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수도권에 집중된 인구와 산업을 지방으로 분산할 목적으로 1982년 제정된 법이다. 수도권을 과밀억제·성장관리·자연보전 등 3개 권역으로 나누고, 권역별로 인구집중을 유발하는 시설 입지 규모나 개발 총량을 차등 규제하는 내용이 뼈대다. 세 권역 모두 도시개발이나 학교, 공공청사, 관광지 등 인구집중유발시설의 신증설을 제한받고 있다.
국회에서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규제를 완화하는 입법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1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안은 모두 7건이다. 2024년 4건, 지난해 2건, 올해 1건의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모두 계류 중이다. 올해 2월 배준영(국·인천 중구강화군옹진군) 의원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3개 권역에 ‘인구감소권역’을 추가하는 내용으로 대표 발의한 개정안은 지난 4월1일 제433회 국회 임시회 국토교통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서 논의된 뒤로 진전이 없다.
당시 검토보고서를 보면, 소관 정부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이 법 개정에 부정적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수도권 집중 완화’ ‘균형 발전’ 등 당초 법 제정 취지가 약해질 수 있는 데다, 인구감소지역 등 수도권 내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은 다른 개별 법률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 국토부 의견이다. 검토보고서에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배치될 우려가 있다’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등의 내용도 언급됐다.
그럼에도 민선 9기 출범을 맞은 인천시는 ‘인천 이중 소외’를 극복하려면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이 필수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찬대 인천시장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제시한 이중 소외 사례는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 ‘인천 공공기관 비수도권 이전’ 등이다. 민선 9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는 박 시장에게 전달한 권고안에 “이중 소외 극복을 위해 수도권정비계획법, 상황에 따라 경제자유구역법 등 개정에 적극 나설 것”을 시정과제로 담았다.
민선 9기 인천 기초단체장들 사이에서도 지역 성장을 위해선 수도권정비계획법을 손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시장·군수들이 이번 선거 기간 공약한 각종 개발·설립 현안 대다수가 수도권정비계획법과 배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들이기 때문이다. 지난달에는 서해구가 직접 인천 군·구와 대통령소속 규제합리화위원회 간 간담회를 마련해 ‘수도권정비계획법의 현실적 재조정’ 등을 건의하기도 했다.
당시 간담회에 참석한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경인일보와 통화에서 “수도권 자체로만 보면 규제가 너무 강하고, 전체 국토 균형개발 측면에서 보면 수도권에 지나치게 기능이 몰리지 않게 할 장치가 필요하다. 이 두 가지가 충돌하는 상황”이라며 “개정을 쉽게 말할 단계는 아니다. 다만 국무조정실에 민원을 전달하고, 규제 대상이나 기준 정비 방안 등 논의를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