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문화원이 지난 11일 출범했다. 옛 화도진문화원이 명칭을 바꾸고 활동 범위를 기존 동구에서 중구 내륙지역까지 확대해 새롭게 출발한 것이다. 앞서 인천중구문화원은 영종구문화원으로 이전·개편됐고, 서구문화원도 검단구 분리 이후 아라뱃길 이남의 서해구를 사업권역으로 하는 서해구문화원으로 바뀌었다. 인천시 행정체제 개편에 따라 문화원도 새로운 지역 구도에 맞춰 속속 재편 중이다.
행정구역은 법률과 행정절차로 바꿀 수 있지만 지역 정체성은 명칭 변경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물포구는 개항장과 월미도, 화도진과 배다리, 인천항 주변의 산업·노동문화가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합쳐진 곳이다. 영종구 역시 영종도와 용유도 등 해양 역사 문화에 공항도시로 형성된 지역이다. 서해구는 수도권매립지와 청라국제도시, 경인아라뱃길, 서해 연안이 공존한다. 문화원들은 새로 조정된 관할 지역의 역사와 지명, 생활문화, 주민의 기억을 체계적으로 재조사하고 정립해나가야 한다.
제물포문화원은 옛 동구 중심의 사업 범위를 넘어 개항장과 인천항, 신포동과 연안부두 등 옛 중구 내륙지역의 문화자원을 포괄해야 한다. 영종구문화원도 공항도시 이미지를 반복하는 데 머물지 말고 고대 해상교류 유적과 고려시대 자연도, 영종진과 어촌문화, 갯벌과 섬 주민의 생활사를 발굴해야 한다.
문화원의 역할은 지역문화유산의 조사와 보존에 국한되지 않는다. 문화재단이 없는 영종구에서는 문화예술교육과 생활문화 사업의 공백을 우선 메워야 한다. 학교·도서관·복합문화센터와 연계한 문화예술교육을 확대하고, 주민 동아리와 생활문화 모임에 활동 공간과 프로그램을 제공해야 한다. 지역 예술인과 문화기획자, 연구자, 시민단체를 연결하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생활문화 플랫폼 역할도 맡아야 한다.
문화원이 행정구역을 중심으로 재편됐다고 해서 자치구 안에 고립되어서도 안 된다. 인천은 섬과 바다, 개항장과 항만, 산업도시와 신도시의 역사가 서로 이어진 하나의 문화권역이다. 영종의 해양교류사는 제물포의 개항사와 연결되고, 서해구의 아라뱃길과 연안문화는 검단과 계양, 한강 수계의 역사로 이어진다. 인천시는 자치구 문화원별 특성화 사업을 집중 지원하는 동시에 문화원 공동조사, 통합 아카이브 구축 등과 같은 광역 협력사업도 지원해야 한다. 인천문화원연합회도 자치구 문화원 간 연구와 사업을 조정하는 협력기구로 위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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