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콘스탄틴씨 등 23명 국적증서 수여

지역사회 도움으로 한국에서 뿌리

“할아버지 업적 알기에… 뜻 깊어”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후손 이콘스탄틴(사진 오른쪽)과 그의 아들 미카엘이 13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독립유공자 후손 국적증서 수여식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8.13 /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의 후손 이콘스탄틴(사진 오른쪽)과 그의 아들 미카엘이 13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독립유공자 후손 국적증서 수여식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8.13 /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

“조국을 위해 힘쓴 할아버지의 업적을 잘 알기에 대한민국 국민이 됐다는 게 남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독립운동가 최재형(1860~1920) 선생의 4대손 이콘스탄틴(40·기존 국적 우즈베키스탄)씨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받은 귀화증서를 보여주며 “이제 남은 목표는 인천에서 우리 가족이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이날 광복 81주년을 앞두고 독립유공자 최재형 선생 후손인 이콘스탄틴을 포함해 23명에게 대한민국 국적증서를 수여했다. 최재형 선생은 러시아 한인 사회 지도자로서 조국 독립을 위해 민족교육에 힘쓴 공로를 인정 받아 1962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 인물이다.

이콘스탄틴은 한국 생활 10년 차로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서 중앙아시아, 러시아 출신 인력 알선 회사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직장 동료로 지내던 아내를 만나 지난해에는 아들 미카엘이 태어났다. 그는 “쉬는 날이 일요일뿐이라 아침 일찍 나갔다 저녁 늦게 들어오면 아이가 자고 있을 때가 많아 미안하고 아쉽다”면서도 “한국에서 안정적인 삶을 꾸려갈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최재형 선생 후손들은 인천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이들이 한국에 뿌리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는 지역사회 도움이 컸다.

최재형 선생 4대손 최일리야(25)씨도 이날 이콘스탄틴을 축하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았다. 최일리야씨는 최재형 선생의 친증손이고, 이콘스탄틴은 외증손으로 친척 관계다.

최일리야씨는 인천대 전자공학과에 재학 중으로 올해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있다. 인천대는 최일리야씨가 국내에서 학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최일리야씨가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수술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었을 땐 인천시, 지역 의료기관이 수술비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최일리야씨는 한국에서 일자리를 얻고 정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졸업 후 취업을 위해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한국에 살면서 할아버지가 조국 광복을 위해 헌신했다는 사실을 알았고 내 뿌리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할 수 있었다”고 했다.

루마니아에 거주하는 최재형 선생의 손자 세르게이 헤가이(46)씨는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국립서울현충원,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독립기념관 등을 방문해 조부의 독립운동이 가지는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세르게이 헤가이와 그의 가족들은 루마니아에서 한국 음식과 관련된 사업을 하면서 한국과 지속적인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문영숙 (사)독립운동가최재형기념사업회 이사장은 “독립유공자와 그 후손을 우대하는 보훈 문화가 정착돼야 나라가 위기에 놓였을 때 국민들이 기꺼이 나설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다”며 “독립유공자 후손들을 향한 예우는 우리 사회의 존속을 위해 지켜나가야 하는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