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팅 격납고 품고 지역 업체 동반성장 ‘핵심 동력’

 

정비물량 유치·효율성 불리 상황

도장 전문 민간투자자 확보 시급

인천기업 화물기 개조 참여 저조

기술개발·판로지원 방안 마련을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화물기 개조와 엔진정비 등이 이뤄지는 대형 항공 MRO(정비·수리·분해조립) 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MRO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 효과를 지역산업으로 확산하기 위한 해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인천공항에는 항공기 개조·중정비 이후 도색까지 처리할 후공정 인프라인 페인팅 격납고가 없는 데다 인천지역 업체들의 관련 부품 공급 참여도 저조하기 때문이다.

■ 도색까지 원스톱 MRO… 페인팅 격납고 유치 과제

인천공항 주변 첨단복합항공단지와 화물기 정비단지에는 항공기 개조·중정비·엔진정비를 아우르는 대형 MRO 시설이 잇따라 조성되고 있다. IAI(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와 국내 항공기 정비업체 샤프테크닉스케이가 합작한 IKCS 시설은 최근 가동을 시작해 보잉777-300ER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고 있다. 미국 화물 항공사 아틀라스항공의 화물기 전용 중정비 시설도 2027년 초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며, 대한항공(2029년)과 트리니티항공(티웨이항공·2030년)의 정비시설도 들어선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원스톱 MRO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항공기 도장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페인팅 격납고’ 유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민간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페인팅 격납고는 대규모 초기 투자가 필요한데 비해 수익성이 낮아 민간에서 선뜻 투자하기 어렵다는 게 인천공항공사의 설명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대형 항공기를 수용할 페인팅 격납고 조성에 약 1천150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한다. 항공기 1대당 도색 매출은 약 7억원이다. 인천공항공사가 발주한 연구용역에서는 연간 약 35대의 도색 수요가 예상됐다. 여기에 인건비와 환경처리시설 운영비 등을 고려하면 대규모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 등의 도장시설과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는 점도 투자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에 없는 페인팅 격납고는 인천공항 MRO 기능을 완성하는 데 없어선 안될 시설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인천공항 인근에 도장시설이 없으면 정비나 개조를 마친 항공기를 해외로 옮겨 도색해야 한다. 정비 물량 유치와 작업 효율 측면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국내 한 항공정비업계 관계자는 “개조와 중정비에 이어 도색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으면 더 많은 물량을 소화하는 데 유리하다”며 “정비산업의 마지막 후공정을 갖춘다는 점에서 필요한 시설이지만 민간이 단독으로 투자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만큼,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인천 MRO 산업 커지는데, 정작 지역 업체 참여는 미미해

인천공항의 대형 항공 MRO 기업 유치 효과를 인천 산업계로 확산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IKCS의 화물기 개조사업 공급망에 참여하는 약 40개 업체 중 인천 업체는 2개에 불과하다. 대형 MRO 시설 유치가 지역 업체들의 항공부품 공급망 진입 확대로 충분히 이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항공산업 기반이 이미 갖춰진 경남 사천지역 업체 등이 상당수 부품을 조달하고 있는 이유다.

항공부품을 납품하려면 국토교통부 인증을 받아야 한다. 인천시는 인천테크노파크를 통해 인천지역 업체를 대상으로 항공산업 기술개발과 인증을 위해 매년 8억원 상당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업계에선 실제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에 비해 지원 규모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항공부품은 품목에 따라 미국 연방항공청(FAA) 관련 인증과 시험·평가도 거쳐야 납품할 수 있다. 인증 자체에 드는 비용뿐 아니라 이를 위해 필요한 시험·평가와 제품 개발 등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며, 품목에 따라 전체 투자비가 50억~100억원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는 게 항공부품 업계의 설명이다.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큰 비용을 들여 제품을 개발하고 인증을 받아도 실제 납품처를 확보할 수 있을지가 불확실해 투자를 결정하기 쉽지 않다. 인천 한 항공부품 업체 관계자는 “인증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결국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절차”라며 “수십억원을 들여 인증을 받아도 실제 항공사나 항공 MRO 기업에 납품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면 중소기업이 투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천 업체들이 항공기 정비·부품 공급망에 진입하려면 기술개발·인증부터 판로 확보까지 이어지는 지원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인천의 또 다른 항공부품 업체 관계자는 “기술력과 인증 요건을 갖춘 업체가 대한항공이나 인천지역 항공 MRO 기업 등에 납품할 수 있도록 인천시가 인천지역 항공부품 업체의 제품을 우선 구매한 항공 MRO 기업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판로 확대를 위한 방안이 함께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