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 복원으로 서식환경 개선

족제비·너구리 부평구 곳곳 출몰

‘광견병 가능성’ 자극·접촉 피해야

인천 부평구에 사는 강모(48)씨는 얼마 전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서 빠르게 뛰어가는 작은 동물 한 마리를 발견했다. 쥐처럼 보였지만 가만히 지켜보니 몸통이 유난히 길쭉했다.

강씨는 “처음에는 청설모인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족제비였다”며 “굴포천을 산책하면서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본 적은 있지만 도심 한복판인 아파트 단지 안에서 마주친 건 처음이라 무척 놀랐다”고 말했다.

인천 부평구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인근 지역 곳곳에서 너구리와 족제비, 오소리 등 야생동물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복원을 마친 굴포천 생태하천은 수질과 야생동물 서식환경이 개선되면서 다양한 생물이 살아가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하천과 주변 녹지가 야생동물의 서식지이자 이동통로 역할을 하면서 족제비, 너구리 등이 인근 공원이나 주거지역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지역 환경단체는 보고 있다.

도심 생태계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야생동물과 주민들의 생활권이 가까워지면서 안전과 관련한 우려도 나온다.

부개동 주민 임진현(34)씨는 “몇 달 전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안에도 너구리가 들어와 119가 출동하는 일이 있었다”며 “사람을 먼저 해치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자주 다니는 곳에서 야생동물을 갑자기 마주치면 위험할 수 있을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부평구는 지난 4월 야생동물 출몰·발견 민원이 증가하자 주민들에게 ‘야생 너구리 및 오소리 출몰 주의 안내’를 하고 안전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너구리는 광견병 등 인수공통감염병을 전파할 수 있고, 새끼를 기르는 5~10월에는 평소보다 예민해질 수 있어 먹이를 주거나 뉴스자극하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는 내용이다.

국립생물자원관도 너구리나 족제비, 오소리 등을 발견하면 가까이 다가가거나 먹이를 주지 말고 안전거리를 유지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동물을 자극하지 않은 채 조용히 뒤로 물러나고, 반려동물과 산책할 때는 목줄을 착용해 접촉을 피해야 한다.

지난해에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주요 공원 일대에서 너구리가 출몰해 연수구 등이 서식지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부평구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족제비나 너구리 등 야생동물도 생태계 일원인 만큼 도심에서 발견됐다는 이유만으로 포획하지는 않는다”며 “감염병이 의심되거나 사람에게 위협적인 행동을 할 경우 119 등과 연계해 대응하고, 광견병 예방을 위해 굴포천 일대에 미끼 예방약을 배포하는 등 사람과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공존할 수 있도록 예방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윤지기자 ss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