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CU 리퓨얼’ 매장 방문기

정유시설 없애고 주차·휴게공간

개점 2주, 인근比 객단가 20% ↑

경유 넘어 체류형 소비 거점으로

BGF리테일 “추가 오픈 검토 중”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 CU 리퓨얼 1호 매장 CU소흘IC점. 지난해 말 폐점한 주유소가 업사이클링을 통해 편의점으로 탈바꿈했다. 2026.8.18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 CU 리퓨얼 1호 매장 CU소흘IC점. 지난해 말 폐점한 주유소가 업사이클링을 통해 편의점으로 탈바꿈했다. 2026.8.18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고유가 장기화와 전기차 보급 확대가 맞물리며 수익성 악화로 문을 닫는 경기도 주유소(2025년 6월13일자 9면보도)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철거에도 1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 흉물로 방치된 폐주유소가 적지 않은 가운데,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도내에서 독특한 실험을 시작했다. 폐주유소를 편의점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Self’ 간판 덩그러니… 문 닫은 주유소 6년 새 800곳

‘Self’ 간판 덩그러니… 문 닫은 주유소 6년 새 800곳

12일 오후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의 한 도로. ‘Self’ 글자가 새겨진 간판만이 이곳에 주유소가 자리 잡고 있었음을 짐작케 했다. 파란색으로 칠해진 벽은 산에서 쏟아진 토사로 인해 일부 무너져 있었고, 주유기가 위치했던 것으로 보이는 지점 주변으로 그려진 차선이 흐릿
https://www.kyeongin.com/article/1742893

18일 포천시 소흘읍 소흘IC 인근. 지난해 말까지 SK에너지 상표를 달고 운영했던 주유소가 CU 편의점으로 바뀌어있었다. 주유 공간 위를 덮는 지붕 캐노피는 그대로 살려 멀리서도 CU의 상징색 중 하나인 밝은 연두색이 눈에 띄었다. 주유기와 세차시설이 놓였던 자리는 주차면으로, 부대용도시설로 쓰였던 2층짜리 건물은 CU Re:fuel(CU 리퓨얼) 간판을 단 소흘IC점으로 거듭났다. 그간 본적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편의점이었다.

해당 매장은 차별화된 점포를 구상하던 영업개발부문이 발굴했다. 특화점포를 낼 곳을 조사하던 중 접근성과 공간 활용도가 우수한 새로운 점포 모델을 찾아낸 것이다. 편의점주 박현주씨는 “주유소 건물이 임대로 나온 것을 알고 건물주와 얘기를 하다가 CU 개발팀이 계약을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후 운좋게 CU와 가맹계약을 맺고 지난달 30일부터 운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 CU 리퓨얼 1호 매장 CU소흘IC점.  2026.8.18 /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 CU 리퓨얼 1호 매장 CU소흘IC점. 2026.8.18 /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포천시에서 의정부 시내와 고속도로를 잇는 길목에 위치하다보니 편의점을 찾는 이들도 다양했다. 잠시 쉬면서 간단하게 끼니를 해결하려고 들른 이들부터 커피 한 잔, 생수 한병을 찾으러 들른 이들이 심심치 않게 보였다. 독특한 외관에 일부러 들른 여행객도 더러 있었다. 주변에 식당이나 카페가 많지 않은 특성상 이곳 편의점이 식당과 카페 수요를 흡수하는 모양새였다.

노원구에서 왔다는 A씨는 “가족들과 여행을 가다가 궁금해서 들렀다”라며 “우선 주차가 편하고 휴게공간도 있어 좋다. 집 주변에도 이런 특화매장이 생긴다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 B씨는 “주변에 카페를 찾다가 편의점을 왔다. 캐노피가 있어 주차를 해도 차가 뜨거워지지 않는데다, 구조가 독특해 굉장히 신선한 느낌”이라고 평했다.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 CU 리퓨얼 1호 매장 CU소흘IC점. 2026.8.18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포천시 소흘읍에 위치한 CU 리퓨얼 1호 매장 CU소흘IC점. 2026.8.18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

초반 매출도 나쁘지 않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소흘IC점은 개점 후 2주간 인근 일반 점포 대비 약 20% 높은 객단가를 기록 중이다. 즉석 스무디와 즉석 라면 판매 호조가 이어지면서 담배나 음료 수요가 집중되는 단순 경유형 로드사이드 매장을 넘어 고객이 머무르며 소비가 이뤄지는 새로운 소비 거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농촌이나 국도 주유소가 수익성 문제로 문을 닫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이들 폐주유소가 새로운 상업시설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향후 입지와 상권, 부지 활용도가 높은 곳을 중심으로 CU 리퓨얼 추가 오픈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방치된 유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지역에 새로운 생활 편의 기능을 더한 도시 재생형 점포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