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 어렵고 비싸다는 인식 전환… 활용성 향상 집중”

 

50여차례 수상 거두며 닥나무 연구

3천여 그루 재배… 에너지바 등 개발

농촌복합산업화 지원사업 ‘도전장’

반평생 한지 외길을 걸어온 김지수 농업회사법인 멀버리그린(주) 대표는 “한지와 닥나무를 통해 김포에도 제주 오설록처럼 전국 관광객이 몰려드는 명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26.8.18 김포/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반평생 한지 외길을 걸어온 김지수 농업회사법인 멀버리그린(주) 대표는 “한지와 닥나무를 통해 김포에도 제주 오설록처럼 전국 관광객이 몰려드는 명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2026.8.18 김포/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

“한지와 닥나무를 통해 김포에도 제주 오설록처럼 전국 관광객이 몰려드는 명소를 만들고 싶습니다.”

반평생 한지 외길을 걸어온 김지수(55·여) 농업회사법인 멀버리그린(주) 대표의 꿈은 이제 작품을 넘어 도시를 향한다. 1990년부터 한지를 연구하고 작품 활동을 이어온 그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한지 체험장 ‘한지이야기’를 운영하며 한지와 닥나무를 문화·관광 콘텐츠로 확장한 한지 분야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미술을 전공한 김 대표는 남들과 다른 재료를 찾다 한지를 선택했다. 전주 출신인 그는 한지의 질감과 표현력에 매료됐다. 한지조형작가로 50여차례 수상하며 자연스럽게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도 연구하게 됐다. 2013년 닥나무 잎이 식품으로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의 도전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그는 “껍질은 한지를 만들고 잎은 식품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크게 놀랐다”며 “제주 오설록을 보면서 닥나무도 생산과 체험, 식품, 문화가 결합된 공간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회상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던 그가 김포를 선택한 이유도 분명했다. 김 대표는 “김포는 수도권과 인천국제공항에서 접근성이 뛰어나 국내외 관광객이 찾기 쉽다”며 “수도권에서 사계절 언제든 한지를 직접 뜨고 닥나무를 보고, 이를 활용한 식품까지 체험할 수 있는 곳은 이곳뿐”이라고 말했다.

한지이야기에는 연간 4만여 명이 찾으며 외국인 관광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김 대표는 “아이들이 딱딱한 닥나무가 부드러운 종이로 변하는 과정을 보고 놀라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수익보다 우리 전통문화를 알린다는 사명감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1993년부터 개발한 한지 공예 체험 키트도 5천 종을 넘어섰다. 그는 “한지가 어렵고 비싼 전통문화라는 인식을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며 “학교에서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완성도와 활용성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한지이야기는 이제 닥나무 산업 거점으로 성장하고 있다. 3천여 그루를 재배하며 허브차, 라떼, 분말, 에너지바 등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통업체와 협력해 상품화에 나섰으며 지역 농가와 재배 확대를 위한 가공장 건립도 추진 중이다.

지난달 말에는 경기도 농업기술원이 주관하는 농촌자원복합산업화 지원사업에도 도전장을 냈다. 그는 이를 토대로 향후 닥나무 농장과 가공장, 전시장, 카페를 잇는 복합문화공간과 애기봉을 연계하는 체험 코스를 구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민간의 아이디어와 행정의 지원이 함께할 때 지역의 경쟁력이 만들어진다”며 “김포가 쌀뿐 아니라 닥나무와 한지를 대표하는 도시로 자리 잡아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도록 끝까지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부천/김연태기자 kyt@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