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군대를 다녀온 예비역들에게 ‘황금마차(이동마트)’는 영원한 향수다. 민간과 고립된 전방 GOP(일반전초)나 격오지 장병들에게 황금마차의 경적은 남달랐다. 팍팍한 군 생활 속에서 뜻밖의 면회만큼이나 반가웠다. 라면 한 봉지, 아이스크림 하나는 커다란 위안이자 사회와의 연결고리가 됐다. 긴장이 감도는 군부대에 온기를 실어 나르는 국방부 ‘황금마차’가 경기도 ‘행복배달 소통마차’라는 이름으로 소외된 농어촌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행복마차 왔어요. 반가운 이웃이 왔어요. 정성 담은 물건들과 사랑까지 싣고 왔어요.” 경기도 행복마차의 주제곡 가사가 정겹다. 행복마차는 경기도가 군부대 ‘황금마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도입했다. 1t 트럭을 개조한 달리는 냉장·냉동 마트로, 두부 한 모 사러 읍내까지 가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행복마차의 문이 열리는 순간, 적막했던 마을은 사람 냄새 나는 ‘만남의 광장’으로 변신한다. 유통기한이 짧은 유제품과 신선식품, 주전부리부터 동이 난다. 빼곡한 진열대 앞에 모인 어르신들은 소소한 장보기에 활력을 얻고,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며 마을 공동체의 온기를 느낀다. 말벗이 그리운 어르신들에게 작은 장터는 삶의 생기를 되찾아주는 사랑방이 된다.

행복마차는 구멍가게마저 자취를 감춘 농어촌의 ‘식품 사막화’ 현상을 극복하고 먹거리 기본권을 위한 찾아가는 복지 서비스다. 실제로 연천군 주민들은 매달 15만원의 ‘농어촌기본소득’을 받고 있지만, 막상 마을 내에 돈을 쓸 가게조차 없어 소비 선순환에 어려움이 컸다. 행복마차는 다양한 생활용품과 신선한 식자재를 싣고 구불구불한 시골길을 직접 달려간다. 어르신들이 필요한 물품을 미리 신청받아 다음 방문 때 전달하는 구매대행까지 충실히 해낸다.

행복마차는 오늘로 두 달간의 연천군 시범운영을 마치고 9월 정식 운영에 들어간다. 인기 품목과 이용자 수를 분석해 운영방식을 재설계하게 된다. 행복마차의 역할은 시골마을에 생필품을 파는 데 그치지 않는다. 거동이 불편한 주민을 찾아가는 맞춤형 배달과 안부 확인은 곧 돌봄의 촘촘한 연결망이 된다. 농번기 생활 패턴에 맞춰 순회 시간표를 조정하는 세심함이 더해진다면 주민들의 효능감은 지금보다 커질 수 있다. 격오지 병사들에게 정을 실어 나르는 황금마차처럼, 행복마차가 멈추지 않고 농어촌 마을에 행복을 실어 나르기를 기대한다.

/강희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