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세 초과분 ‘미래대응기금’ 조성

내국세 연동된 지방교부세 감소 가능성

‘초과세수’ 앞세워 교부구조 개편 계획 차질

법인지방소득세수 증가엔 영향 없을 듯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제공
경기도청 전경. /경기도 제공

정부가 반도체 산업 호황 등에 따른 초과세수를 별도의 기금으로 만든다.

법인세·소득세 등을 포함한 내국세가 당초 예상치보다 많이 걷히면, 그 초과분만큼을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분야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취지다.

지방교부세가 내국세와 연동해 그 규모가 정해지는 만큼, 미래대응기금 신설이 실제 지방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기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는 분주하게 유불리를 파악하고 있다. 와중에 반도체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를 앞세워 ‘불교부단체’에서 벗어나려던 경기도의 계획은 이번 기금 신설 발표로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21일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주재한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미래대응기금 신설 방안 등을 밝혔다.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라 법인세 등 내국세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를 소비성 지출 등에 쓰기 보다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투입하겠다는 게 기금 설립 취지다. 초과세수가 많을 경우, 기금 규모가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관건은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이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신설 계획을 밝히면서, 지방교부세 산정 방식에도 변화를 주겠다는 방침을 덧붙였다.

현재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인데, 앞으로는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뺀 금액의 19.24%로 산정한다는 계획이다. 연동 방식은 유지하지만, 미래대응기금 적립 규모에 따라 오히려 지방교부세는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에 대해 미래대응기금에 지방계정을 설치해 지방에도 재투자한다는 계획이다.

경기도를 비롯한 일선 지자체에선 유불리를 파악하고 있다.

도는 불교부단체이기 떄문에 지방교부세 변동에 따른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지만, 추미애 도지사 취임 이후 불교부단체에서 제외되기 위해 추진해왔던 ‘보통교부세 불교부 구조 개선’ 작업에는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보통교부세는 지방교부세의 97%를 차지하는데, 반도체 산업 호조로 내국세가 늘어 보통교부세(지방교부세)가 증가하면 산식을 바꿔 불교부 구조를 개선, 불교부단체에서 벗어나겠다는 게 도의 계획이었지만, 이번 개편으로 틀어지게 됐다.

가뜩이나 지방교부세 총액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도가 불교부단체에서 제외될 경우, 다른 시도에 지원되는 지방교부세가 더욱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반발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변수다.

다만 도 관계자는 “(정부의 발표와 별개로) 도는 불교부 구조 개선 등 추 지사가 추진하는 세제 개편 방안을 지속적으로 정부에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지방소득세 증가 전망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법인지방소득세는 해당 지자체로 별도로 납부되는 만큼, 용인·화성·평택·이천 등 주요 반도체 사업장이 소재한 도내 지자체들은 반도체 산업 호황에 따른 초과세수 혜택이 예상된다. 도에선 법인지방소득세 개편을 한층 더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정부는 기금 신설 등에 관한 법안을 마련해 입법예고와 국무회의를 거쳐 다음 달 3일 내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강기정·김태강·마주영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