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5일은 ‘실종아동의 날’이다. 실종아동 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환기하고 아동 실종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2020년 지정한 법정기념일이다. 1975년 제정된 미국 기념일을 차용했다. UN은 2010년 매해 8월 30일을 국제 기념일인 ‘세계 강제실종희생자의 날’로 제정했다. 하루 아침에 사라져 생사 불명이거나 희생된 사람들이 전세계에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실종아동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공권력의 대응은 비교적 철저한 편이다. 특히 납치·살해 등 아동실종 범죄는 사회의 공적으로 단죄되고, 공권력은 사실상 공소시효 없이 수사를 이어간다. 반면에 성인실종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는 다르다. 성인의 자기결정권 때문이다. 실종아동의 날이 범죄예방에 중점을 둔 반면, UN의 강제실종희생자의 날은 국가폭력에 의한 희생자 추모에 방점을 찍은 이유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범죄집단이 조직원이나 피해자들을 살해해 암장하는 장면들은 장르적 클리셰가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필리핀 한국 관광객 19명을 납치해 7명을 살해한 최세용 일당과 같은 범죄자와 조직들을 헤아리기 불가능하다. 경찰청이 2024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엔 미해결 성인실종자 누계가 6천809명에, 10년 이상 장기 실종자만 3천628명이었다. 늘면 늘었지 줄진 않았을 테다.
제주의 한 경찰이 국민에게 몹쓸 짓을 했다. 지난 5월 실종 신고된 30대 여성 장미란 씨와 직접 연락한 것처럼 신고자인 동거남에게 고지한 뒤 허위로 사건을 종결했다. 장 씨가 자신의 위치를 알리지 말라고 진술했다는 거짓말에 속은 가족이 기다리다 지쳐 7월에 서울 경찰서에 다시 실종 신고를 하면서, 제주 경찰의 거짓말이 탄로났다. 발칵 뒤집어진 제주 경찰청이 실종 지역을 수색해 백골을 발견했다. 하지만 장 씨가 아니라 문제의 경찰이 실종신고를 허위 종결한 또다른 남성으로 밝혀졌다.
정신 나간 경찰 한 명이 장 씨 실종 사건을 해결할 골든 타임을 날리고, 한 성인 남성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실종 당시 장 씨의 동선을 확인할 CCTV 기록들은 보관 기한이 초과돼 몽땅 삭제됐다. 경찰 전체의 현상으로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수사권 독점을 앞둔 경찰의 신뢰가 또 한번 무너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DNA 정보를 보관 중인 신원 미확인 변사자가 1만2천여명이나 된다. 이제 실종자도 가족이 찾아야 할 판인지, 처연한 현실이다.
/윤인수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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