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가 3759원…1년새 5.7% 올라

8개 외식 품목 중 상승폭 가장 커

‘히트플레이션’으로 가격 압박도

용인에 사는 대학생 최모(22)군은 지난 주말 친구들과 김밥을 먹기 위해 김밥집을 찾았다가 가격을 보고 깜짝 놀랐다. 기본 김밥은 한줄에 4천원이 넘었고, 참치김밥이나 돈가스김밥 등 재료가 더 들어간 김밥은 5천원이 훌쩍 넘었기 때문이다. 최군은 “한끼 떼우기 위해 김밥 한줄 사먹는 것도 버거울 정도가 됐다”고 허탈해 했다.

수원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도 어린 자녀에게 김밥을 만들어 주기 위해 동네 마트를 찾았다가 혀를 내둘렀다. 열 줄을 만들 수 있는 김밥 재료 세트가 2만7천원에 판매되는 등 가격이 생각보다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이 가격이면 바로 옆 정육점에서 삼겹살을 한근반을 살 수 있어 발길을 돌렸다.이처럼 쌀·계란·김 등 핵심 재료 가격 상승으로 김밥 가격이 주요 외식 품목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25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을 보면, 지난달 기준 경기도 내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천759원으로 작년 동월보다 5.7% 올랐다.

한국소비자원은 대중적으로 소비 빈도가 높은 주요 외식 품목 8개 지정해 가격 추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같은 기간 자장면(1.6%), 칼국수(3.1%), 냉면(4.6%), 삼겹살(2.4%), 삼계탕(3.4%), 비빔밥(3.7%), 김치찌개(3.2%)보다 상승 폭이 더 컸다.

김밥은 다양한 식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해 한 줄로 말아내야 하는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외식 메뉴로, 인건비 상승이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게다가 최근 폭염으로 김밥의 원재료인 김과 시금치 등의 가격이 폭등하며 이른바 ‘히트플레이션’(Heat+Inflation·고온에 따른 물가 상승)에 직격탄을 맞았다.

국가데이터처 소비자물가지수를 보면 지난 2분기 쌀 가격은 한 해 전보다 13.2% 올랐다. 계란은 9.0%, 김은 2.5% 상승했다.

임상민 한국물가협회 생활물가팀장은 “지난 상반기 외식 물가는 한마디로 ‘완만하지만,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계속 오른 흐름’이었다”며 “하반기 외식 물가 또한 급등은 없더라도 완만한 상승세가 계속 이어지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고물가 기조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외식비뿐 아니라 집에서 해먹는 밥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CJ제일제당은 최근 햇반, 생선구이, 만두 등 주요 27개 품목 가격을 평균 8% 인상했다. 농심도 육개장사발면을 비롯한 컵라면 18개 항목, 새우깡 등 스낵 23종과 음료를 포함한 43개 항목을 평균 5.8% 올렸다. 사조그룹도 참치캔 등 주요 가공식품에 대해 10~20% 출고가를 올리고, 오뚜기도 가격 인상에 동참한다.

/황준성기자 yayajoon@kyeongin.com